증권사 계좌 새로 만들면 주식 쏜다
하나금투 ‘주식도시락’ 하루 만에 완판… 토스증권 이벤트도 ‘후끈’
2021-07-18 김정우 기자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토스증권을 시작으로 증권사들이 주식을 제공하는 이벤트로 MZ세대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14일 이마트24와 함께 ‘주식 도시락’을 선보였다. 도시락에는 네이버,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대한항공, 대우건설, 삼성중공업, 인터파크, 맘스터치, 한화생명, 대한해운 등 10개 기업의 주식 중 1주를 받을 수 있는 쿠폰이 동봉돼 있다. 도시락을 구매하고 동봉된 쿠폰 QR코드를 통해 하나금융투자에 신규로 가입하게 되면 랜덤으로 주식이 제공된다.
주식 도시락은 오는 8월 12일까지 판매될 예정이었으나 준비된 주식 수량(1만주)의 두 배를 넘어서는 2만개 이상의 주문이 몰리면서 출시 하루 만인 15일 발주가 중단됐다. 도시락 가격(4900원) 대비 네이버 1주를 받을 경우 수익률은 9000%에 달하며 어떤 주식을 받아도 도시락 가격의 이상 또는 상당부분을 돌려받는 셈이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1인 가구가 많은 MZ세대가 도시락을 이용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초보 투자자들의 신규 유입을 노려볼 수 있다.
비상장 주식이나 해외주식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2일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모바일 앱을 통해 NH투자증권 계좌를 개설하면 케이뱅크 비상장주식을 1주에서 최대 100주까지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경쟁사인 카카오뱅크 등 대어급 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임박하면서 아직 상장하지 않은 기업들의 장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을 활용한 예다. NH투자증권은 오는 8월 31일까지 모바일 앱 ‘나무’를 통해 신규 계좌를 개설한 고객에게 해외주식 1주를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앞서 지난달에는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서울거래소 비상장이 신한금융투자 증권계좌를 신규 개설하면 선착순 5000명에게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야놀자, 현대카드 등 19개 기업의 비상장주식을 랜덤으로 1주씩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주식 제공 이벤트로 가장 큰 재미를 본 곳은 토스증권이다. 지난 4월과 5월 토스 증권은 신규주식계좌를 개설하면 무작위로 주식 1주를 무료로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기간 토스증권 신규 계좌 개설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지난 15일 기준 350만을 넘어섰다. 또한 토스증권이 제공한 주식 종목들이 높은 평균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토스픽(토스+PICK)’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지는 등 이목을 끌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 같은 증권사들의 이벤트 경쟁이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발생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토스증권 등은 고정된 마케팅 비용 하에 진행하는 이벤트인 만큼 비용 대비 효율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도 주식도시락 이벤트 페이지를 통해 제공하는 주식 수량을 공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