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한국 정부가 일본이 수출 규제 문제에서 양보할 경우 불안정한 상태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정상화하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일본 정부가 이에 응하지 않아 한일정상회담이 결렬됐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20일 나왔다.
이날 아사히신문은 이번 한일정상회담 결렬 배경을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 일본이 수출 규제 문제에서 양보할 경우 불안정한 상태인 지소미아를 정상화하겠다는 한국 측의 제안이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 문제와 지소미아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응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정상회담이 무산됐다는 것. 한일정상회담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는 청와대의 발표는 이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 신문도 문재인 정부가 요구했던 성과는 수출규제 해제와 지소미아 정상화였다고 전했다. 신문은 "한국 측은 정상회담의 성과로 수출규제 해제와 지소미아를 정상화하는 방안을 우선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최종 실무협의에서 일본 측의 동의를 얻지 못하자 가지 않는 게 낫다고 최종 판단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또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성적으로 표현해 발생한 논란도 회담 무산에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일본 정부는 소마 공사의 발언이 한국에 알려져 한국 측의 태도가 단숨에 강경해졌다고 보고 있다"며 "19일까지만 해도 90% 정도는 회담을 실현하는 방향이었는데 19일에 공기가 달라졌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방일 결렬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며 한일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지속적인 실무 협상을 주문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문 대통령께 마지막 보고를 드릴 때 자리에서 대통령이 굉장히 아쉬움을 표현했다"며 "(비록) '상황이 이렇게 됐지만 (한일) 양국 정상이 언제든 만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실무적 협상은 '계속해 나가자'라는 표현이 아니라 '해 내가라'라는 강력하게 의지가 담긴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