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CNG충전소 사업 일방적 계약변경 추진…갈등 부추기나
시내버스 CNG충전소 2곳 사용 허가 종료 통보에 사업자들 ‘토사구팽’ 심정
적자 감수하고 민간참여 했더니 ‘저가 처분’ 압박에 새 시설 건설 검토까지
2022-07-22 조성준 기자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서울시가 시내버스 충전소로 사용해온 ‘CNG(압축천연가스)충전소’를 줄여나가는 과정에서 기존 사업자를 고려하지 않은 독단적 행정으로 원성을 사고 있다.
서울시는 일부 CNG충전소 사용 허가를 종료하면서 운영권 이전 절차에서 한 발 뺀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자발적인 양도가 이뤄지지 않으면 새 충전소 건설을 검토하겠다고 하는 등 행정편의주의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설공단은 지난 5월 4일 은평공영차고지 CNG충전소, ㈜코원에너지서비스 강동CNG충전소 사용 허가 종료를 공고했다.
은평공영차고지 CNG충전소는 2000년 6월 개소한 국내 최초의 CNG충전소다.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서울시가 경유버스 대신 천연가스 버스를 도입하면서 서울 곳곳에 CNG충전소 사용 허가를 낸 바 있다.
현재 서울시는 수소버스를 도입하면서 기존 CNG버스를 줄여나가고 있다. CNG충전소도 단계적으로 수소충전소로 전환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서울시 CNG충전소 사업자들은 서울시의 일벙적인 행정처리에 3가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충전소 사용허가 종료를 사전 공고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점이다. CNG버스 도입당시 서울시는 민간사업자 참여를 적극 유도했고, 사업자가 직접 공영차고지 내 부대시설을 건축하게 하는 등 막대한 설비 투자를 진행했다. 적자 우려를 떠안고 사업 참여를 결정한 뒤 그간 운영을 맡아온 사업자들은 갑작스러운 통보에 당혹감을 표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서울시가 CNG충전사업자와 버스운영업체간 협의를 거쳐 계약방법에 대한 공통의견을 건의하도록 하는 방식의 사실상 양도양수를 권고했다는 것이다. CNG충전사업자들은 서울시의 이 같은 조치를 운수업체에 저가로 양도 할 것을 강요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 주차계획과는 서울시의회 감사 지적사항으로, 수의계약을 통한 사용기간 연장은 특혜성 소지가 있어 협의에 따른 기존 사업자와 운송업체 간 양도를 권고했다는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충전소 양도 협상이 결렬되자 서울시가 그 대안으로 예산을 투입해 새로운 CNG충전소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CNG충전소 양도가 결렬된 이상 수소 중심 버스 체계가 잡히기 전까지 사용할 CNG충전소를 새로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CNG충전사업자 중 하나인 서울도시가스 자회사인 서울씨엔지㈜는 서울시의 이같은 조치에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씨엔지관계자는 한마디로 토사구팽 당한 심경이라고 했다.
해당 관계자는 “사업초기 참여업체가 없는 상황에서 막대한 초기 비용과 적자 우려에도 불구하고 회사 특성에 기인한 시민의 공익과 안정성을 보고 참여했다”며 “은평차고지 CNG충전시설을 설치하면서 건축물을 아무 조건없이 서울시에 기부했고, 토지 사용료도 어떤 특혜도 없이 매년 사용료를 납부해왔다”고 밝혔다.
또 “기존 운수업체는 유상사용허가에 대한 수의계약을 연장하면서, 은평CNG충전소만 계약을 종료하는 것은 오히려 기존 운수업체에 특혜를 부여하는 것으로 밖에는 볼 수 없다”며 “서울시 관련 조례 개정안을 검토해도 불공정한 조치로, 서울시의 좀 더 명확한 답변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