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원전 막고 탄소중립 요구하는 정부

원전활용 등 ‘에너지원 대체 전략’ 없이 기업 규제로 탄소중립 고집 원자력 발전, 저탄소 고효율 에너지원 확인됐지만 정부는 ‘脫원전’ 외길

2022-08-01     조성준 기자
월성원전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2050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정부가 현실적 대안인 원자력 발전을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화석연료 사용을 근본적으로 대체하지 않고는 탄소배출권 거래제, 탄소세 등 기업에 부담을 지우는 규제책이 또 다른 부작용을 야기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현재 24기인 원전을 2050년에 단 9기만 남기기로 했다. 이 경우 전체 발전량 중 원전 비율은 지난해 29%에서 2050년에는 7% 수준으로 떨어진다. 정부는 그 대안으로 현재 발전량의 4% 수준인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61%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이같은 방식이 추진된다면 태양광의 경우 설비를 지금의 40배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 태양광은 같은 전력을 생산하려면 원전의 300배 부지가 필요하다. 원자력 발전은 친환경성과 효율성이 모두 검증이 확인된 에너지원이다. 원자력 발전은 태양광 발전보다 적은 탄소를 배출한다. 태양광은 전기 1㎾h를 생산할 때 평균 45g의 탄소를 배출하지만 원자력은 반도 되지 않는 12g이 나올 뿐이다. 날씨 등 외부환경에 따라 발전량이 들쭉날쭉한 것도 태양광 발전의 한계로 지적된다. 정부는 현재 원전 폐기 정책을 전제로 하고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는 원자력 발전 사용량 확대를 하지 못한 채 정부가 요구하는 대로 탄소배출권 거래제, 탄소세, 탄소국경세 등 3중고를 떠안게 됐다. 특히 발전업이나 철강업은 지난 2019년 기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이 각각 37.3%, 19.2%로 1·2위를 나타내고 있다. 이들 분야가 탄소배출이 많은 이유는 공정에서 막대한 전기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발전업은 그나마 소형원자로 등 보완책이 있고, 한전으로부터 각 발전사들이 막대한 지원금을 받고 있지만 철강사들은 별다른 대안 없이 매년 막대한 금액의 탄소배출권 구입비용을 쓰고 있다. 철강 뿐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 3위인 석유·화학, 4위 시멘트, 5위 정유 등 제조업계는 원자력 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면 탄소절감 고충도 상당 부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세는 물론이고,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사실상 시장을 가장한 규제책”이라며 “정부가 탈원전을 고집하면서 탄소저감 부담을 기업에만 전가해서는 2050 탄소중립 과정에서 큰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