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만 통과하면 ‘로또당첨?’

한탕주위 속에 빠진 ‘인생들 이야기’

2006-08-28     심재원 기자

007작전보다 치밀한 ‘밀수방법의 백태’
막대사탕 속은 기본 ‘애완견 복부에 마약 감춰’

하루평균 7만 여명의 여행객이 드나드는 인천국제공항, 여행객뿐만 아니라 많은 국제 우편 특송화물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오고 있다. 요즘 들어 국제우편 특송화물을 통해 밀반입되는 마약이 늘어나고 있다.마약의 밀반입 방법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지능화되고 있어 세계 각국의 세관 관계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일반 약품속에 마약을 썪이도 하고 막대사탕 속에 숨기는 것은 기본, 심지어 자기가 기르는 개의 복부에까지 숨겨 들어오기도 한다.이 밖에도 감자나 닭 등 식재료 안에 넣거나 총탄, 소화기 내부에 넣어 들여오는 등 기상천외한 방법을 통해 마약의 밀반입이 시도되고 있다.국제 우편으로 인도에서 대마수지 1.38kg을 몰래 밀반입한 용의자가 쫓고 쫓기는 추격전으로 잡혔다. 조사결과 밀반입을 시도한 사람은 다름 아닌 외국인 영어강사였다.대마수지는 대마초보다 환각정도가 6배 정도 강한 마약으로 그는 대마수지를 상습적으로 복용한 채 부산에 소재한 영어학원에서 회화수업을 강의한 것으로 밝혀졌다.여전히 명품시계, 명품가방 등 고가 사치품에서부터 반입 반출이 절대 금지된 동물의 생식기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불법 반입품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들의 실력(?)은 점점 지능화되어 세관직원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몰려 숨겨오는 방법도 한층 더 치밀해졌다.지난달 100억원대의 마약을 밀반입한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효도관광을 온 한 무리의 할머니들에게 접근해 20만원을 건내고 종이로 포장된 필로폰을 맡기며 “급해서 그러니 인천국제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뒤 되돌려 달라’고 말했다.단순한 심부름이라고 생각한 할머니들은 내용물도 모른 채 승낙했고 인천공항 검색대를 별탈없이 통과했다.

또 다른 마약밀수범은 장애인처럼 행동하며 목발을 짚고 중국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목발 손잡이에 홈을 파 필로폰 더미를 넣었지만 세관은 이 또한 적발하지 못했다.

이들이 필로폰 밀반입에 사용한 수법은 이뿐 만이 아니다. 인력시장에서 운반요원을 선정해 밀반입에 이용했고, 중년 여성들에게 공짜로 관광을 시켜 준다며 동남아 등지에 데려갔다 귀국길에 여성들 몰래 필로폰을 짐 속에 숨겨 들여오기도 했다. 또 필리폰을 사탕모양으로 만든 뒤 진짜 사탕과 섞어 봉지에 담아 들여오기도 했다. 제습제의 내용물을 제거하고 필로폰을 담은 뒤 여행가방밑에 숨겨 들여 온 경우도 있었다. 이들은 1개월여 만에 이런 방법으로 필로폰 3㎏(시가 100억원 상당)을 밀반입해 전국 중간판매책과 알선책에게 팔아 넘겼다. 우리나라와 중국을 오가며 소규모 무역을 하는 ‘보따리상’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올 초 인천·평택·속초와 중국 사이를 오가는 한-중 여객선을 이용한 보따리상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불법 밀반입품을 시중에 유통시켜 무더기로 적발됐다. 과다섭취시 암을 비롯한 치명적인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농약성분이 허용 기준치 이상 함유된 중국산 인삼을 시중에 대량으로 유통시켰다. 현재 인삼을 밀수하는 보따리상은 인천항, 평택항, 군산항을 통해 중국산 인삼류를 밀반입한 뒤 중간 수집상을 통해 경동시장, 금산 등에 공급하고 있어 문제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 담배값이 크게 오르자 차익을 노린 담배밀수도 늘어나면서 담배 밀수 적발건수도 폭증했다. 담배 밀수가 급증한 것은 담뱃값에는 각종 세금이 가격의 50% 이상을 차지, 가격이 오를수록 밀수에 따른 이익도 커지기 때문이다. 차익을 노리고 수출용 국산 면세담배를 선적과정에서 빼돌려 시중에 유통시킨 밀수조직과 이를 도운 KT&G 직원이 세관에 처음으로 적발되기도 했다. 과거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상을 통해 소규모로 들여왔던 담배 밀수도 조직적이고 대형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서울 세관에서 적발된 단 두건의 담배 밀수 금액이 5억원이 넘는 담배 밀수가 적발됐다.최근에는 국가경제를 위협하는 대형 금 밀수도 급증하고 있다. 인천공항과 부산세관에서 적발된 시가 7억원 상당의 어마어마한 양의 금괴를 밀수범은 어떻게 숨겨오려고 했던 것일까.더욱 그 방법이 교묘해지는 밀수범과 한층 더 치밀해진 세관원들과의 치열한 전쟁이 시작됐다. 금으로 만든 여행용 가방 바퀴와 금혁대에 이어 금옷걸이까지 금 밀수에 기상천외한 수법이 동원되고 있다. 잡을테면 잡아보라는 식으로 주도면밀하게 밀반입을 시도하는 사람들과 이를 끝까지 저지하려는 세관과의 끝없는 싸움. 지금 이 순간에도 이들의 싸움은 세계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