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학철 기자] 인천시 동구 화수화평 재개발 구역에 있는 미문의일꾼교회(전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이하 일꾼교회)의 존치요구에 대해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려는 주민들을 배려해 교회가 이전에 협조해야 한다’는 주장과 ‘노동운동의 문화적 가치를 고려해 존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립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2009년 조합설립인가를 취득한 화수화평구역 재개발 사업은 2019년 시공사가 선정되고 최근 정비구역 변경고시가 발표 되면서 가속도가 붙고 있었으나 일꾼교회의 존치에 대해 박남춘 인천시장의 재검토 지시가 있었다는 소문에 혼란을 겪고 있다.
조합측은 “10여 년간 정체되던 재개발이 시공사가 선정되고 정비계획 변경고시가 되는 등 이제야 속도를 내고 있는데 시장이 재검토를 지시했다는 소문이 들려서 당황스럽다”며 “힘들게 지내온 5천 7백여 명의 주민들을 위해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적법한 절차대로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서 “일꾼교회의 역사적 가치를 기념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여건이 우수한 곳으로 대체부지를 선정하는 등 원만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며 “총회를 통해 조합원의 의견을 결정하고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정비구역 변경고시가 이뤄 졌는데 재검토 지시가 있었는지, 재검토가 가능한 것인지 의문스럽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교회를 존치하고도 재개발이 가능한지 검토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제 와서 다시 검토를 하는 것이 오히려 절차에 맞지 않는다”며 “가능한 방법이 있으면 교회 측에서 조합에 제시하는 것이 순리에 맞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미문의일꾼교회 김도진 목사는 취재에서 “시, 구에 내용증명을 통해 2009년부터 존치를 요구 했었다”며 “조합에 불만이 있다는 것 보다 시, 구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곳은 일반교회가 아니고 노동자 YMCA같은 곳이다”라며 “선교회에 해당하며 지난날의 활동이 일어났던 곳으로 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존치를 주장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만약 교회의 존치요구에 재개발이 무산된다면 어떻게 생각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현대건설이 떠나면 LH가 하면 된다”고 답변한 뒤 “주민들이 원하는 재개발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어 “처음에는 공공재개발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 했는데 지금은 이만큼 진행이 됐으니 현대건설에서 하라는 입장이다”며 “딴지를 걸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 주거재생과는 화수화평구역 재개발 사업에 대해 “절차에 어긋난 것이 없으니 고시가 된 것”이라며 “조합 측과 교회 측이 서로 만나기 껄끄러울 수 있어서 시에서 중재역할로 자리를 마련하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시장이 재검토를 지시했는지에 대해서는 “재검토 지시는 절대 없다”며 “그렇게 할 수도 없고 주민들이 요구하지 않는 한 그런 말이 나온다는 것은 다 거짓말 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절차대로 진행되어야 하고 시장이 재검토를 지시할 수는 없다”며 “검토는 시민(조합원)이 요구할 때에만 가능하고 도시계획위원회가 (주민의)신청없이 일방적으로 검토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사회 문화적 가치를 위해 교회를 존치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종교시설의 무형의 가치는 지역주민과 얼마나 화합되는지에 있다”며 “오히려 근처의 화도교회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음에도 존치만을 주장하기보다 주민과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