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美, 노인·요양원 환자·의료계 대상 10월 ‘부스터샷’ 추진
하루 평균 신규확진 13만명 돌파…전세계 최다 확진
미국 부스터샷 돌입시 전세계 ‘백신 보릿고개’ 올지도
2021-08-16 김동명 기자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전세계가 전파력이 강한 인도 유래 ‘델타’ 변이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노인, 요양원 환자, 의료계 종사자에게 ‘부스터샷’을 놓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16일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의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13만5000여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이 하루 평균 13만명을 넘긴 것은 지난 1월 말 이후 6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특히 CNN은 8월 들어 지금까지 2주 새 발생한 신규 확진자가 150만명을 넘기면서 이 기간 전 세계에서 신규 확진자를 2번째, 3번째로 각각 많이 낸 이란과 인도보다 3배가 넘는 감염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이르면 올 가을부터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시작할 계획을 마련 중이다.
프랜시스 콜린스 미국 국립보건원(NIH) 원장과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15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CBS 방송에 각각 출연해 이러한 구상을 밝혔다.
콜린스 원장은 “백신 효능이 약해지기 시작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고 델타 변이는 우리가 대처하기에는 심각한 전염병”이라며 “이 두 가지 요소를 고려하면 우리에게 부스터샷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아마도 요양원에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의료계 종사자부터 (부스터샷을) 시작해 점차 다른 사람에게로 (추가 접종을) 진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우치 소장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데이터에 따라 “요양원이 있는 사람들 또는 노인들에게 추가 접종을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확인하게 된다면 우리는 매우 신속하게 추가 접종을 하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3일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백신 추가 접종을 권고하며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한 첫 부스터샷 승인 절차를 마무리했다. 대상자는 장기·줄기세포를 이식받은 사람, 인체면역결핍(HIV) 바이러스 감염자, 암 치료 환자 등으로, 전체 성인의 3%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콜린스 원장과 파우치 소장이 이날 백신 추가 접종 대상자를 노인과 의료계 종사자 등으로 확대할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함에 따라 미국의 부스터샷 계획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부스터샷에 사용될 백신은 모더나와 화이자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부스터샷 시행으로 전세계적인 ‘백신 보릿고개’가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내에서 부스터샷에 집중할 경우, 화이자, 모더나 등 미국내 코로나19 백신 제조사들이 자국내 백신 공급에만 집중돼 있기 때문에, 다른 국가에 대한 백신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미국의 모더나가 당초 공급키로 한 백신 계약을 두 번이나 위반해 큰 파장을 불러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