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현 정부 들어 추진했던 여러 가지 부동산 정책이 오히려 부동산 가격을 더 상승시켰다는 비판은 여러 곳에서 나온다. 정부 및 여당에서도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엄밀히 말하면, 부동산 매매시장에서 통하는 얘기다. 임대시장에서는 상황이 어떠할까? 임대차 3법으로 인해 전세값이 크게 상승했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2020년 8월 임대차 3법을 시행하기 전에는 전·월세 가격이 오름세였는지 아니면 안정화되고 있었는지, 또는 정말로 임대차 3법을 시행한 이후 임대시장 가격이 크게 상승했는지 등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주로 부동산 매매가격에 초점을 맞추거나 전·월세 가격에 대한 산발적인 사례 위주 분석이 다수를 이뤘다.
본 글에서는 현 정부 들어 전·월세 가격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분석에 사용된 자료는 한국부동산원에서 제공하는 전·월세 가격지수다. 이 지수는 2017년 11월 전·월세 가격을 ‘100’으로 놓고, 다른 시기에 값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지표다.
먼저, 전국 아파트 전세 가격지수를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 초인 2017년 6월에 전국 아파트 전세 가격지수는 ‘99.8’이었다. 이 수치는 박근혜 정부 때부터 지속해서 상승하던 추세를 이어받은 지수 값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6월 전국 아파트 전세 가격지수는 ‘94.7’이었다.
이후 지속 상승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기 직전인 2017년 4월에는 ‘99.6’까지 올랐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시작된 후 계속 하락해 2019년 9월에는 ‘94.6’까지 떨어졌다. 2019년 10월부터는 조금씩 상승하다가 임대차 3법을 통과시킨 직후 2020년 8월부터 급격하게 상승했다. 2020년 11월에는 ‘100.8’을 기록하면서 2017년 11월 기준지표 값을 초과했다. 이후 급격하게 상승해 2021년 5월에는 ‘106.3’을 기록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박근혜 정부 때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던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문재인 정부 들어 하락하다가 임대차 3법을 계기로 크게 급상승하고 있다.
이어 전국 아파트 월세 가격지수를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 초인 2017년 6월에 전국 아파트 월세 가격지수는 ‘100.4’였다. 이 수치는 박근혜 정부 때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추세를 이어받은 지수 값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6월 전국 아파트 월세 가격지수는 ‘102.5’였다.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기 직전인 2017년 4월에는 ‘100.6’까지 떨어졌다. 문재인 정부가 시작된 후에도 계속 하락해 2020년 7월에는 ‘97.8’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임대차 3법을 통과시킨 후 2020년 10월부터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올라 2021년 5월에는 ‘98.7’을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 월세가격은 박근혜 정부 때부터 하락하던 추세를 이어받어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계속 하락세를 보이다가 임대차 3법을 계기로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놀라운 사실은 문재인 정부 들어 전·월세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던 것이 아니라 임대차 3법 시행 전에는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즉, 많은 서민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에 전·월세 집에서 살 수 있었다는 얘기다. 임대차 3법 시행 전에 관련 자료를 면밀히 검토했었더라면, 전·월세 가격이 치솟는 지옥과 같은 지금 상황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