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LG화학, ‘유증’까지 했는데…우지막코리아 M&A ‘흑역사’
3년 570억원 투자하고, 100만원에 재매각
유상증자로 계속 투자했지만 ‘만년적자’에 포기
2021-08-18 조성준 기자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LG화학은 유상증자까지 해 지분 100%를 보유했던 ‘우지막코리아’를 손실만 본 채 재매각했다.
기업의 유상증자가 매번 성공으로 끝나지는 않는 셈이다. LG화학은 그간 막대한 투자금을 투입해 우지막코리아의 미래 가치를 높이려 했으나 결국 경영진의 판단 착오 사례로 남게 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우지막코리아를 퓨트로닉의 모회사 오트로닉에 매각했다.
매각 가격은 불과 100만원이며, 주당 처분 가격은 0.58원이다. 매각과 함께 우지막코리아의 대표이사와 임원은 모두 퓨트로닉 인사들로 교체됐다. 해당 내용은 지난달 30일 우지막코리아의 공시를 통해 알려졌다.
우지막코리아는 자동차와 산업용 기계에 사용되는 페라이트 마그네트(자석)을 제조해 판매하는 회사다. 부품사로 유명한 독일 보쉬와 일본 미쓰비시 등에 제품을 공급해왔다. 2015년에는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에서 나오는 매출이 53%를 기록할 정도로 국내외에서 경쟁력을 가진 회사였다.
이를 높이 평가한 LG화학이 미래차 시장 공략을 위해 2018년 9월 우지막코리아 지분 100%를 23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가격은 상각전 영입이익(EBITDA) 대비 기업가치(EV) 배수가 30배를 웃돌았다.
이후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LG화학은 4차례 340억원을 재차 투입하는 등 총 570억원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우지막코리아는 매년 적자를 냈고, 마땅한 비전이나 대안도 없는 상태가 지속됐다. LG화학 내부에서도 그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LG화학은 우지막코리아 인수와 비슷한 시기에 미국 자동차용 접착제 회사인 ‘유니실’을 인수하면서 자동차소재 사업에 막 드라이브를 걸던 차였다. 2019년 신학철 대표이사 부회장이 취임한 후 조직개편을 통해 자동차소재, IT소재, 산업소재 등 3개 사업부가 포함된 첨단소재부문을 신설했다. 자동차소재 부문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기대했던 우지막코리아가 손실만 안겨준 채 정리되면서 LG화학의 경영 ‘흑역사’로 남게 됐다.
증권가에서는 인수 당시 여러 전문가들이 인수에 부정적 의견을 냈지만 경영진은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그 결과에 이목이 집중돼왔다.
이와 관련, LG화학 관계자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차원”이라며 “투자우선 순위가 높은 배터리 소재 등에 집중하기 위해 매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