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해운·항공·조선업계, 유상증자 성공…사업 경쟁력 높인다
대한해운, 1865억 유증 마무리해 부채비율 85% 낮춰…SM계열 편입 후 최대 실적도
두산중공업, 1조3천억 유증 통해 1·2분기 흑자…연내 3조 갚고 친환경 사업 가속화
대한항공, 역대 최대 3조3천억 유증 성공…아시아나 인수 순항에 ‘화물’덕 실적 호조까지
2022-08-18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해운·조선·항공업계가 유상증자를 성공시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해운은 최근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재무구조 개선을 본격화했다.
대한해운은 사업안정성이 우수한 장기운송계약 매출 비중이 전체의 90%로 높은 편이다. 운영선대의 대부분이 포스코·한국가스공사 등 우량 화주와 장기수송계약 혹은 장기 대선으로 투입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6월 1865억원의 유상증자 대금이 납입되면서 유동성 관련 지표가 좋아졌다. 부채 비율이 292%에서 207%로 낮아졌고 전자단기사채와 기업어음의 신용등급이 종전 A3-에서 A3로 한 단계 상향 조정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선종 다변화와 매출 규모, 선박조달의 적정성이 양호한 수준”이라며 “장기계약에 기반한 매출 비중이 큰 관계로 수익창출의 안정성 역시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2018년에 발주한 탱커선이 순차적으로 인도되고 운항에 투입되면서 향후 탱커선 부문의 매출·실적 기여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대한해운은 SM그룹 편입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17.5%로 5년 내 최고치를 다시 썼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8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1.9% 늘어난 494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057.3% 증가한 868억원을 달성했다.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도 자금을 빠르게 확보한 덕분에 2분기 연속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경영 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254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9006억원으로 11.69%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영업이익 증가로 2020억원을 올리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직전 분기인 올해 1분기와 비교해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 5.42%, 0.58% 늘었다. 지난 1분기엔 연결기준 영업이익 3721억원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실적 개선에 따라 두산그룹의 채권단 체제를 조기졸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의 단기 유동성 조달을 위해 지난해 6월 산업은행에서 빌린 긴급자금 3조원 중 절반가량을 상환했다. 지난해 8월 클럽모우CC 매각을 시작으로 두산타워, 두산솔루스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와 연관성이 낮은 사업들을 연이어 매각하고, 유상증자를 진행해 빠르게 자금을 확보한 덕분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12월 1조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두산중공업의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이 이달 중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두산그룹은 올해 안에 긴급자금 3조원을 대부분 상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해상풍력·그린수소 등의 친환경 사업 전환에 속도를 더욱 낼 방침이다.
대한항공도 다양한 자구노력으로 재무구조 개선 중에 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 속 역대 최대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3월 국내 최대 규모인 3조3000억원 유상증자 자금을 전부 조달했다.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3조3000억원 중 1억50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1조8000억원은 채무상환에 쓰일 예정이다.
유상증자가 흥행을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이후 대한항공 실적 개선에 대한 믿음이 뒷받침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코로나19로 여행객이 많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화물 강세로 2분기 ‘깜짝실적’을 달성했다. 대한항공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9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5분기 연속 흑자 행진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조9508억원으로 16% 늘었다.
차입금도 계속 줄이고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별도기준 금융부채는 2020년 말 15조3000억원에서 2021년 2분기 말 13조1000억원으로 2조2000억원 감소했다”면서 “올해는 유상증자로 차입금 감축 규모가 큰 가운데 중장기적으로 매년 5000억~1조원 규모의 차입금 감소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국면에서도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고 향후 수요 회복 과정에서 시장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