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vs 롯데주류, 소주 전쟁 ‘이전투구’
소송전 비롯 악성 루머 서로 퍼뜨려
2013-08-01 김형석 기자
[매일일보 김형석 기자] 국내 1·2위 소주업체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의 경쟁이 제품 헐뜯기에서 소송전으로 발전하면서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1일 업계에 따르면 종로경찰서는 지난 29일 경쟁사에 대한 언론 보도를 유포하고 악성 댓글을 단 혐의로 롯데주류 서울 강남 대치동 유흥판촉팀과 인천지점 등 3곳을 압수 수색했다.이번 압수수색은 지난 4월 롯데주류 대리점이 하이트진로 소주 ‘참이슬’에서 경유 성분이 검출됐다는 기사를 인터넷에 퍼뜨리고 악성 댓글을 달았다며 하이트진로 측이 롯데주류를 경찰에 고소한 데 따른 것이다.이와는 반대로 지난 3월 롯데주류는 하이트진로를 상대로 10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롯데주류는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3월부터 자사 소주인 ‘처음처럼’의 알칼리환원수가 인체에 해롭다며 악의적이고 조직적으로 제품을 음해해 이미지 훼손 및 매출 감소로 약 100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소주 업계 1·2위를 달리고 있는 두 업체의 경쟁은 영업 분야에서 더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 소주업계 영업사원은 “영업 업무를 수행할 때, 주점 포스터 하나 붙이는 것에서부터 언성을 높이고 양사 비방 불법 녹취록까지 경쟁적으로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는 두 업계의 시장점유율 성적은 좋지 않다.실제 지난해 ‘알칼리환원수’ 파문을 겪은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의 2월 출고량은 101만8000상자에 그쳐 점유율이 1월 21.0%에서 12.5%로 급락했다.하이트진로의 ‘참이슬’도 시장점유율이 크게 다르지 않다. 줄곧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상회하던 ‘참이슬’의 시장점유율은 최근 몇 년간 40%대로 떨어졌다.지난해 9월 19개월 만에 시장 점유율 50%를 넘긴 것도 잠시 올해 1월에는 마지노선이던 40% 마저 밑돌았다.양사의 경쟁구도가 심화되면서 소주업계 3위였던 무학은 ‘좋은 데이’를 앞세워 지난해 5월과 8월에 이어 올해 2월에도 13.5%의 점유율로 롯데주류를 제치고 전국 소주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르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의 소주가격 인상으로 인한 사재기로 점유율 변동율이 컷다”면서도 “양사의 네거티브 경쟁이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준 것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한편 롯데주류는 지난해 1월 충주시와 투자협약을 맺고 7000억원을 투자해 맥주공장을 짓고 있다. 또한 최근 하이트진로 생산 연구 임원을 영입하고 2014년 상반기에는 맥주 시제품을 생산할 계획이어서 하이트진로와 맥주시장에서의 경쟁도 불가피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