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또 다시 부동산 탈당쇼는 안된다

2022-08-24     김정인 기자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국민의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2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 중 12명에게서 부동산거래·보유 과정에서 본인 또는 가족의 법령 위반 의혹 소지가 발견됐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해당 문제에 대한 고강도 조치를 예고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대응을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24일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권익위가 통보한 명단에는 강기윤·김승수·박대수·배준영·송석준·안병길·윤희숙·이주환·이철규·정찬민·최춘식·한무경 의원(가나다순)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윤희숙 의원은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또 송석준·이철규·안병길·정찬민·한무경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에 합류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전날 권익위는 국민의힘과 비교섭단체 5개 정당(정의당, 국민의당, 열린민주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소속 국회의원과 그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의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결과, 국민의힘 12명(13건), 열린민주당 1명(1건)에 대한 의혹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제기된 의혹을 내용별로 살펴보면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1건 △편법증여 등 세금탈루 의혹 2건 △토지보상법, 건축법, 공공주택특별법 등 위반 의혹 4건 △농지법 위반 의혹 6건 등이었다. 이제 초점은 국민의힘의 향후 대응에 맞춰졌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권익위 발표 이후 12명 의원 모두를 당에서 축출하겠다고 공언했으나 비례대표 의원 2명을 제명하는 선에서 그치고 말았다. 나머지 지역구 의원은 절반가량이 지도부의 탈당 권유에 반발했고, 결국 탈당 권유 자체가 유야무야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대표 역시 권익위 발표에 앞서 엄격한 조치를 예고한 상태다. 앞서 지난 6월 이 대표는 해당 문제와 관련해 "적어도 민주당의 기준보다 엄격하고,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 이달 22일에는 "이 문제에 대해 공언했던 입장을 지키겠다"라며 강경 대응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제 이 대표가 자신의 약속을 실천에 옮겨야 할 시간이 왔다. 이번 권익위 조사 결과를 얼렁뚱땅 넘어가려 한다면 국민의힘은 향후 여권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할 근거를 잃게 된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에 대한 불신과 분노가 이어질 것이다. 국민들은 당 지도부의 따끔한 회초리를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취임하면서 약속한 변화와 쇄신을 잊지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