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자연과 전통이 어우러진 웰빙도시 경북 봉화로 오세요

청량산 곳곳에 숨은 옛 자취와 함께 여름 휴가를

2013-08-02     유원상 기자

[매일일보] “봉화는 외지인의 상처를 받지 않고 옛 이끼까지 곱게 간직한 살아있는 민속촌이다.”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봉화에 대해 이렇게 적은 바 있다.

봉화군은 경상북도의 삼수갑산(三水甲山)이다. 중앙고속도로가 뚫리기 전 봉화는 영주와 함께 경북의 오지로 꼽혔다. 백두대간의 고봉들이 병풍처럼 둘러 싼 형국이라 어느 지역과도 왕래가 쉽지 않았기 때문. 덕분에 봉화는 전통 마을과 청정 자연을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었다. 산수 좋은 봉화에는 유난히 전통 정자가 많다. 게다가 내력 깊은 마을마다 수백 년의 역사를 이어온 종가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전통과 역사가 고스란히 간직해 온 봉화가 최근 ‘오지 탈출’을 선언하고 나섰다. 청량산과 내성천, 자연송이, 오전약수 등 천혜의 자연 환경을 바탕으로 웰빙 관광지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청량산 깊은 곳 금강송숲에서 삼림욕을 즐기고 내성천에서 은어를 잡는다. 봉화의 명물 자연송이를 배를 채운 후 예로부터 위장병, 피부병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오전약수 한 잔 ‘쭈욱’ 들이키면 이곳이 바로 무릉도원이다.

청량산도립공원

열두 봉우리에 열두 가지 이야기가

부드럽고 봉긋한 열두 봉우리가 연잎처럼 산을 감싸고 천 년의 이름을 남긴 옛 사람들은 산의 이야기를 전한다. 청량산(870m)은 영남을 대표하는 명산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일찍이 인근의 청송 주왕산과 함께 경북 제일의 가을 단풍의 명소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참나무와 단풍나무가 많아서 단풍이 유난히 곱다.

한 폭의 산수화 같은 겨울철 설경도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청량산은 숲보다는 기암괴석이 더 돋보이는 산이다. 우뚝 솟은 기암괴석과 고풍스러운 절, 철따라 다채롭게 변하는 숲이 어우러져 사람들의 마음을 끈다.

청량산은 최고봉인 의상봉을 중심으로 보살봉, 금탑봉, 연화봉 등 12개의 암봉이 연립해 있는데 그 모양새가 예사롭지 않은 점도 큰 특징이다. 산속에는 27개의 사찰과 암자가 있었던 터가 있다. 특히, 청량산은 훌륭한 인물들과 관련된 유적지가 많아 답사 여행지로도 인기가 높다.

원효대사가 창건한 청량사 유리보전과 퇴계 이황이 수도하며 성리학을 집대성한 청량정사, 최치원의 유적지인 고운대와 독서당, 신라명필 김생이 글공부를 했다는 김생굴, 홍건적의 난을 피해 공민왕이 은신한 공민왕당과 산성 등에서 ‘자연’과 ‘역사’가 절묘하게 어울린 ‘살아있는 박물관’ 청량산을 만날 수 있다.

공민왕과 노국공주가 머물던 영산

청량산의 산세는 험해도 산행 코스는 비교적 순탄하고 편안하다. 굳이 정상까지 오르지 않더라도 몇몇 가벼운 등산코스를 통해 산세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코스가 외청량의 입석에서 출발해 응진전과 총명수, 김생굴 등을 거쳐 내청량의 청량사로 들어가는 길이다. 입석과 웅진전 사이에만 다소 가파른 등산로가 있을 뿐 전체적으로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입석을 출발해 천천히 걷더라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응진전은 외청량을 대표하는 암자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청량산의 바깥 모습이 장관이다. 응진전은 고려 공민왕의 왕비인 노국공주가 홍건적의 난을 피해 1361년 말부터 1362년 초까지 3개월가량 청량산에 머물 때 수시로 찾아 기도를 하던 곳이다.

응진전에서 약 30분 거리에 있는 김생굴은 신라 명필 김생이 10년 동안 글씨 공부를 했다고 전해지는 바위굴이다. 그리 크지 않은 굴이지만 김생과 봉녀(베짜는 여인)의 전설을 떠올리며 발품을 팔아 한 번쯤 가 볼만한 곳이다.

청량사는 신라 문무와 3년(663년)에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창건하고 고봉선사가 중창한 것으로 알려진 천년고찰이다. 청량산의 모든 기운이 모여 있다는 길지에 터를 잡은 청량사는 창건되던 당시에는 33개의 부속건물을 거느렸을 정도로 큰 사찰이었다고 전하지만 지금은 청량사와 부속암자인 응진전만 남았다.

문의: 봉화군청 문화경제과 054-679-6394  청량산 관리사무소 054-672-4994  프리미엄패스인터내셔널 02-2063-3545

<교통정보>
서울에서 출발→경부고속도로(신갈JC)→영동고속도로(만종JC)→중앙고속도로(영주lC)→36번국도(봉화방면)→봉화군청 소재지에서 명호 방면 918번 지방도로→안동방면 35번→명호면 북곡리→청량산 도립공원 입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