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거리 점령한 노출의 시대 ‘섹시컨셉’
여름은 거리에서 시작된다?
2010-08-13 김영민 프리랜서
‘몸짱․섹시’ 대변되는 노출패션
이런 카페에서 활동하는 A씨(남․34․회사원)는 “유명 연예인들이야 어차피 올려다볼 수 없는 높은 하늘위에 있는 별같은 사람들이지만 맘만 먹으면 바로 눈앞에서 하루 수십 명도 직접 볼 수 있는 일반인들의 뛰어난 몸매를 보는 것이 현실감이 나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며 “서울 강남이나 대학가를 조금만 둘러보면 골반뼈가 보이거나 등을 다 내어놓을 정도로 속살을 과감히 드러낸 란제리룩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여성들을 쉽게 만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이런 풍경은 가히 노출의 시대라는 말을 실감나게 하는 현 세태와도 그리 무관하지 않다. TV나 케이블방송의 오락프로를 들여다보면 비키니 차림의 미녀들이 방송진행을 하거나 선정적인 포즈로 몸매를 드러내고 속옷을 벗어가며 게임을 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속살의 노출도 불과 몇 년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수위로 높아져 이제는 티비에서도 가슴의 노출정도는 버젓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강남의 한 여성의류 매장 샵매니저에 따르면 “올여름이 여느때보다 더 길어질 것이라고 한 기상청의 예보 때문인지 예년 같으면 해변에서나 입을 수 있었던 짧은 상의나 원피스를 일상에서 입기 위해 사가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며 “노출패션에 맞춤하게 브래지어의 끈을 칼라로 하거나 누브라등으로 대체해 아예 끝자체를 없애는 아이템의 옷들이 부쩍 매출이 뛴다 ”고 귀띔했다.이같은 여성들의 과감한 속옷패션과 노출에 대해 여러 전문가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수년전부터 우리사회에 불어온 일반인일지라도 몸매만 예뻐도 일약 스타가 될 수 있다는 ‘몸짱’열풍과 다듬어진 몸의 곡선을 남에게 자랑하고 싶어하는 심리, 그러한 노출에 대해 많이 관대해지고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 등이 과감한 속옷패션, 노출 등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한겨울에도 미니스커트가 유행할 정도로 노출을 단순한 패션이상의 자기 현시욕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 바로 요즘 세대들의 가치관이라는 것이다.평소에도 란제리 룩을 즐겨 입는다는 이모(23)양은 “미니홈피의 열풍과 디카의 보급탓인지 다들 셀카를 많이 찍으며 한번쯤 자신의 몸매를 더 나이들기 전에 찍어보고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하는 것 같다”며 “짧은 치마를 입고 민소매옷을 입는 것이 꼭 누구에게 과시하거나 보여주기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편해서 입는 것일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나 뿐 아니라 친구들도 다들 그러하다”며 “남들이 내 몸을 보고 예뻐하거나 부러워하는 시선을 보내면 나쁜 기분이 들진 않는다. 남자들이 힐금힐끔 쳐다보는 눈빛이 그저 응큼해서 그러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사실 같은 여자끼리도 예쁜 몸매의 여자가 지나가면 쳐다보게 되는 것같다”고 자신의 노출관을 드러내기도 했다.강남 1번지. 압구정 거리를 등이 훤히 드러난 옷차림으로 활보하던 대학생 김모(21)양은 “입는 사람이 시원하고 보는 사람도 즐거우면 그만인 것이 아니냐”며 “요즘도 노출이 심하느니 하면서 뭐라고 하는 사람이 있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다.또한 이런 란제리룩이 대세를 이루는 곳은 남성들이 즐겨찾는 유흥업소의 이른바 ‘홀복’에도 많은 변화를 주고 있다. 일부 홀복 전문대여점에서는 이러한 경향에 맞춰 더 섹시하고 간소화 된 의상들을 새로 들여놓기도 했다.또 유흥업소 아가씨들이 주로 찾는 논현동인근의 미용실에 홍보전단지를 돌리기도 하고 일부 업소들의 경우 란제리를 기본컨셉으로 삼아 아예 업소측에서 유니폼으로 제공하고 있는 곳도 있다. 일부 섹시바의 경우 란제리바 등의 이름을 내세워 적극적인 홍보를 하기도 하는데 한 유흥업소 영업전무 김모(35)씨는 “남자손님들도 무조건적인 노출보다는 이러한 가릴 곳만 살짝 가린 옷차림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며 “사실 비싼 돈주고 업소에 오는 것은 꼭 술만 마시려고 오시는 건 아니지않느냐며 고객들의 눈을 시원하게 해주는 것이 매출을 높이는 한 방법”이라고 했다.당당한 노출의 시대?
그는 또 “‘강한 것은 아름답다’는 것이 과거 남성중심의 세태관이라면 ‘당당하게 드러내고 싶을때 드러내는 자신감’이 곧 아름다움으로 통하는 노출과잉시대의 현 시대의 세태를 말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