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플의 앱장터 외부서 결제 가능토록 하는 ‘구글갑질방지법’ 25일 국회 법사위 통과
글로벌 플랫폼의 횡포를 견제하는 세계 첫 입법화 추진 사례…국내 인터넷기업, 수혜 기대
2022-08-29 박효길 기자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구글·애플 앱마켓 내 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이른바 ‘구글갑질방지법’이 세계 최초 한국에서 시행될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위원회에서 앱마켓 사업자가 모바일 콘텐츠 제공자에게 특정한 결제 방식을 강제하는 것을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구글은 오는 10월부터 앱마켓에서 자사의 인앱 결제 구글플레이 결제 시스템을 반드시 쓰도록 의무화한다. 이는 안전한 결제 방식으로 사용자를 보호하는 조처라는 게 구글의 입장이다.
그러나 구글플레이 결제 시스템을 쓰면 거래 금액의 30%를 구글에 수수료로 내야 한다는 점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이번 개정안이 나오게 됐다. 애플 앱스토어는 애초부터 앱 제작사의 자체 결제 시스템 사용이 불가능했다.
네이버·카카오 등이 회원사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앱마켓 사업자가 특정결제수단을 강제하게 되면 국내 관련 산업 매출이 연간 약 2조3000억원 줄고 생산 감소 효과는 2조9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세계 최초로 거대 앱마켓 사업자의 인앱결제 강제에 제동을 걸게 된다.
이에 해외 규제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미국 유타주, 뉴욕주 등 36개주와 워싱턴DC는 최근 구글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이들은 구글의 30% 수수료 부과 정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빅테크기업 규제를 골자로 한 반독점법안 5개를 지난 6월 통과시키는데 앞장선 미국 민주당 데이비드 시실리니 의원은 한국의 이번 규제 법안에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유럽 각국에서도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 정책에 대한 규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개정안에는 앱마켓 사업자가 모바일 콘텐츠 등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정부가 앱 마켓 운영 실태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이에 애플이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애플은 지난 27일 미국 개발자와의 집단 소송과 관련해 외부결제 홍보가 가능하게 하는 내용 등 7가지 사항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 사항은 △연매출 100만달러 미만 사업자에 대한 수수료 감면(30%→15%) 최소 3년 유지 △앱스토어 검색 시스템 3년 유지 △외부결제 방식에 대한 정보의 이메일 공유 허용 △개발자 선택 가능한 기준 가격 수의 확장(100개 미만→500개 이상) △앱 불승인 시 이의 제기 절차 유지 △연간 투명성 보고서 작성 및 앱 심사 절차에 대한 통계 공유 △소규모 개발자 지원 기금 설립 등이다.
한편 ‘외부결제 방식에 대한 정보의 이메일 공유 허용’에 대해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앱 사용 중 앱 스토어 외의 다른 결제 시스템을 쓸 수 없도록 하는 것으로, 현재의 ‘특정 방식으로 앱 결제를 강제하는 행위’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일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