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맹그로브와 코로나19…“환경 문제, 한 국가의 위기가 아닌 지구 전체의 위기”

2021-08-29     매일일보

[매일일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생물다양성 손실과 기후 변화로 인한 환경 문제가 핵심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신종감염병(Emerging infectious disease, EID)은 밀집된 인구가 점차 자연생태계를 교란시키며 발생하게 된다. 세계화는 이 같은 신종감염병들의 증상이 명확히 밝혀지기도 전에 세계 곳곳으로 전파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실제로 1941년 이후 신종감염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고, 언제나 변함없이 환경적 요인들과 연계돼 있었기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동물에서 발병해 인간까지 전염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은 신종감염병 원인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류는 수많은 종의 과일박쥐에게 서식지를 제공하는 맹그로브 숲과 같은 다양한 자연 서식지를 잠식하고, 동물 표본이나 고기 등을 위해 야생동물을 거래하면서 신종감염병에 노출된다.

우리 중 많은 사람이 깨닫지 못한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코로나19가 생물다양성 손실에 의해 촉진되었다는 것이다. 자연생태계 내에서의 생물다양성은 자연의 견제와 균형을 통해 전염성 병원균이 전염병으로 변화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밀집된 도시에 사는 인구가 증가하게 되고, 이들이 천연 자원을 더 많이 소비하게 되면서, 인간의 건강은 새로운 위협에 노출됐다.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자원 소비 확산에 따라 건강하고 생산적이며 지속가능한 환경이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발생한 사회적인 힘은 인류와 자연 간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 중 맹그로브를 기반으로 생물다양성 보존 및 기후변화 대응 방안으로 고려해야 할 네 가지 유기적인 정책을 소개한다.

특히 마지막 정책과 관련해 코로나19 팬데믹, 생물다양성 손실, 기후 변화 위기를 함께 다루는 생물방어(Biodefense) 접근법의 하나로, 국가 경제를 녹색화하는 친환경 경제 정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을 고려할 수 있다. 국가 경제의 회복을 위해 화석 연료, 특히 석탄에 투자하는 것보다 기후 변화에 효과적인 방안을 포함시키는 것이다.

생물방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환경 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한 이 투자는 즉각적이고 장기적으로 중요한 공공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지속가능한 농업과 산림 보존을 장려하는 농촌 생활을 지원한다. 더불어 도시 사람들이 자연에 다시 적응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고, 태양열 발전 등과 같은 이미 상용화된 저탄소 카드를 활용해 국가적인 기후 변화 대응 목표를 이뤄낸다. 뿐만 아니라 현대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전통 지식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문화적 다양성을 지원한다.

이는 기업들이 노력을 기울인다면 실제로 적용 가능하다. 그 대표적인 예로 2019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3회 한-아세안 환경포럼(The 3rd ROK-ASEAN Environment Forum)에서 동남아 생물다양성 보전사업의 사례로 선정된 SK이노베이션의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을 들 수 있다. 베트남에 이어 지난해에는 이 프로젝트 도입이 꼭 필요한 미얀마까지 확대 시행됐다는 소식을 듣게 돼 매우 기뻤다. 베트남 메콩 위원회에서 수년 간 일하면서 환경 문제에 대한 책까지 펴냈기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의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이 시작될 때부터 큰 관심을 가졌다. SK이노베이션의 프로젝트가 코로나19라는 큰 어려움 속에서도 목표를 달성한 것은 영웅적인 일이다.

끝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여기에는 환경 문제가 연계돼 있다. 팬데믹은 우리 모두가 즉각적인 조치를 통해 함께 헤쳐 나가야하는 긴 싸움이기에 환경 문제 또한 절대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수많은 국가의 정부 및 단체들이 팬데믹과의 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보다 더 많은 기업이 동참하여 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의 미래를 위한 더 강력한 생물방어를 구축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