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답은 장기 배당투자

2021-09-01     서준식 숭실대 겸임교수

서준식 숭실대 겸임교수

주식투자를 우산장수에 비유하기도 한다. 평소 마진이 크지만 비가 오지 않으면 수익률도 나빠진다. 이런 우산장수를 하던 사람이 비가 오지 않을수록 잘 팔리는 소금을 함께 팔면 어떨까. 자산배분효과가 커진다.

금융시장에서 소금은 채권을 뜻한다. 우산과 소금처럼 주식도 채권과 함께 투자하면 좋다. 하지만 요즘에는 채권이 소금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모든 국채 금리가 하락해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만기가 긴 50년 국채 금리도 1.8%를 밑돌고 있다.

이래서는 벌더라도 시원치 않을 뿐 아니라 손실을 볼 수도 있다. 금리가 더 하락(채권 가격 상승)하더라도 큰 내림폭을 기대하기 어렵다. 반대로 금리가 뛴다면 손해를 보아야 한다. 지금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는 채권투자 기대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우산장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산장수가 양산을 겸할 수 있는 우산을 판매한다면 햇볕이 쨍쨍한 날에도 괜찮은 매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우산 겸 양산은 한 가지 아이템으로도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위험 대비 수익이 좋은 상품이 될 수 있다. 이처럼 경제가 좋든 나쁘든 꾸준히 좋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자산은 없을까.

경제가 좋을 때도 좋은 수익이 나오겠지만 경제가 좋지 못할 때도 투자원금 대비 4~5%대 배당이 나올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 주식이 있다면 어떨까. 이런 주식 가치는 예금금리가 3%일 때와 1%일 때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경제가 나빠져 예금이나 채권금리가 하락할수록 5% 이상 배당이 나올 수 있는 주식 가치는 재평가돼야 한다. 경제 등락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고배당주는 확실히 비가 오나 햇볕이 쨍쨍할 때나 상관없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우산 겸 양산과 유사하다.

초저금리 시대, 너무 금리가 낮은 채권으로는 더이상 포트폴리오 위험을 상쇄시키는 '우산과 소금'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고배당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물론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종목 선택이다. 앞으로도 장기간 좋은 배당수익을 줄 수 있는 주식을 택해야 한다. 화려한 미래를 추구하는 기업보다는 믿을 수 있는 과거 기록을 가진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눈여겨보아야 할 점을 열거하면 이렇다. 과거 10년 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배당해 왔는가. 과거 6년 동안 배당수익률이 정기예금금리 대비 2~3배 이상이었는가. 경제 사이클과 같은 외부요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는가. 장기적으로도 실적과 배당이 지금까지처럼 양호할 수 있는가. 

'찬바람 불면 배당주' 식으로 투자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12월 말 결산시점에 주식을 보유하면 짧게 투자해도 1년 동안 쌓인 기업 이익을 나누어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단기투자는 주식 고수와는 거리가 멀다.

꾸준히 배당을 받다 한 번쯤 시세차익까지 낼 수 있을 때 파는 장기투자가 배당투자에서는 정석이다. 배당주펀드에 투자하는 것 또한 한 방법이다. 배당주펀드에 투자한다면 꼼꼼히 들여다보아야 할 점이 있다. 실제 펀드에서 많은 배당수익을 얻고 있는지다. 알토란 같은 배당주를 담아 성과를 내기에는 너무 규모가 큰 펀드는 피해야 한다. 이런 펀드는 일반 주식형펀드처럼 매매차익에 수익을 의존하는 경우가 생긴다. 과거 3년 이상 장기성과를 비교해 보고 꾸준히 좋은 수익을 낸 펀드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