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소득을 늘리는 새로운 패러다임, 론테크(Loan-Tech)
김형석 팀윙크 대표
[매일일보] 최근 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와 코로나19, 주택 가격 상승 등의 이유로 인해 가계 대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5월 발표한 가계 신용 동향 조사에 따르면, 2021년 1/4분기의 가계대출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증가한 1765조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대출자들에게 시장 환경은 그리 녹록지 않다. 올해 7월부터 DSR 규제가 시행되며 고액 대출 보유자의 신규 대출이 어려워졌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추락했던 경제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짐에 따라 금융당국은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는 등 펜데믹 사태 이후 이어져 왔던 저금리 기조의 변화가 예상된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대출금리 또한 뒤따라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몇몇 시중은행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전 선제적으로 대출금리를 올렸다. 금리가 인상되면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4%의 금리로 5000만원을 대출받은 경우, 금리가 1% 인상되었을 때 연간 부담해야 하는 금리는 20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증가한다. 기존 대출을 연장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대출 한도가 줄어들거나 대출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따라 단순히 대출을 잘 받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의 대출을 잘 관리하는 것, 즉 론테크(Loan-Tech)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론테크는 금융소비자가 부채를 줄이고 실소득을 늘리기 위해 대출이자를 최소화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직장인의 경우 한 달 수입이 일정한 경우가 많은데, 론테크를 통해 대출이자를 줄이면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이 늘어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론테크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금리인하요구권이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일정 기간 대출금을 제때 갚고, 신용 상태가 개선된 경우 금융 소비자가 금융회사에 대출이자를 내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신용이 개선된 대출자가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하면 최대 2%에 달하는 대출 금리를 낮출 수 있다. 5000만원을 대출받은 경우 연간 최대 100만원까지 이자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여러 대출 상품을 한 번에 비교하고, 보유하고 있는 대출을 더 좋은 조건으로 바꾸는 대환대출 역시 론테크 방법 중 하나다. 기존 대출을 더 낮은 금리로 바꾸게 되면, 매달 부담하는 이자가 자연스레 줄어들게 된다. 이외에도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신용 올리기, 신용카드 이용 줄이기, 복수의 대출 통합 등 개인신용평점을 관리하는 활동들을 지속하는 것 역시 장기적인 론테크 전략이 될 수 있다.
대출의 패러다임은 ‘잘 빌리는’ 것을 넘어 ‘잘 갚는’ 것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금리 인상기가 되면 대출이자를 줄이는 것을 통해 실소득을 늘리고 가계의 부담을 줄여 주는 론테크가 더욱 주목받을 것이다. 처음에는 기업에서만 사용되었던 ‘재테크’라는 용어를 이제는 모두가 사용하는 것처럼, 론테크 역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