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물류업체, 자발적 안전사고 방지책 효과 있을까

현대중공업, 특별근로감독 하에도 올해만 4명 사망 3명 중상 ‘3중 위험 방어체계’·‘스마트 안전관리 기술’ 도입, 예산도 늘려 택배기사 과로사도…택배손잡이·전동대차 개발, 분류작업 제외나서

2021-09-05     김아라 기자
사진은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물류기업들의 크고 작은 산재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기업들이 예산을 늘리고 관련 기술을 도입하는 등 자발적인 안전사고 방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산재 예방 효과가 있을 지는 효과가 있을 지는 의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고의 조선소라는 현대중공업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 노동자 4명이 숨졌고 3명이 크게 다쳤다. 지난 2월 현대중공업 울산공장 대조립 공장 대조립 1부 F1베이에서 노동자가 작업중 철판이 떨어져 철판과 지그 사이에 머리가 끼어 현장에서 숨졌다. 이어 5월에는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원유운반선 용접 작업자인 협력업체 40대 노동자가 작업 도중 추락사했다. 지난 7월에는 현대중공업 울산 도장1공장에서 지붕 슬레이트 작업 교체을 진행하던 외부 공사업체 직원이 추락해 사망했다. 지난달 초에는 안전 난간대와 안전 통로만 있었으면 예방될 수 있는 추락사고로 인해 노동자가 의식불명 상태의 중상을 당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산재 사망사고 잔혹사는 올해뿐 아니다. 지난해에도 일주일 새 같은 유형의 사고로 2명이 목숨을 잃는 등 4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앞서도 매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았고, 특히 2016년엔 일주일 새 3명이 사망하는 등 10명 이상이 숨져 ‘최악의 살인기업’에 선정됐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부서별 안전지킴이-안전 전담요원-관리 책임자가 3중으로 안전을 점검하는 ‘3중 위험 방어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방대한 작업장에서 많은 인원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조선업 특성을 반영, 위험작업 구역에 지능형 영상분석으로 실시간 현장의 위험요소를 관리하는 ‘스마트 관제시스템’ 등의 스마트 안전관리 기술을 도입하기로 했다. 협력사 안전관리 지원 강화에도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17일~18일 노사 공동 안전결의대회를 열고 노사 대표가 함께 현장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또한 업계 최초로 사내 협력사에 안전보건 관리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효과를 얼마나 낼 수 있을진 미지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6월 올해까지 안전 전담 인력도 20% 이상 늘리고 3년간 총 1600억원을 확대 투자하기로 밝힌 것은 물론,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까지 받는 상황에서도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택배업계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과로로 추정되는 택배 노동자의 사망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에만 택배 노동자 16명이 숨졌다. 지병이 없는 20대 택배 노동자도 포함돼 있다. 택배 기사들은 하루 12시간 넘게 일하는 경우도 부지기수, 허리도 제대로 못펴고 무거운 물건을 옮기는 분류 작업에 투입되기도 한다. 이에 주요 택배사들은 올해 중량 5kg 이상의 택배 상자 67만개에 손잡이를 만들었다. 상자에 손잡이를 만들면 허리에 걸리는 부하를 10% 정도 낮춰 택배 노동자들의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한, 한진택배는 택배 기사가 무겁고 부피가 큰 제품들을 평지는 물론 언덕길에서도 힘들이지 않고 안전하고 편하게 운반할 수 있게 돕는 ‘전동대차’를 개발, 이달 출시한다. 최근엔 택배 노사 간 협의에 따라 분류작업에서 택배 기사 제외, 택배요금 건당 170원 인상 등에 대한 합의도 이뤘다. 하지만 노조는 아직 개선할 사항이 많다고 주장한다. 협의된 내용조차 제대로 이행되지 않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관계자는 “현재도 분류 작업은 기존의 택배 노동자들이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