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도로불편, 현장에서 답 찾았다…시민들 출근길 ‘원활’

도로‧교통 TF팀 구성… 올해 9개소 도로구조 개선 완료 고가도로 하부 공간을 회차로로… 학교 진‧출입 안전하게 차선 하나 길어졌을 뿐인데, 달라진 도로상황 체감

2021-09-07     김승환 기자
고양시

[매일일보 김승환 기자] “좌회전 차들이 줄줄이 늘어서 차선을 막아 항상 막히는 길이었어요.”

직진 차선까지 막고 늘어선 신호대기 차량들 때문에 교통정체가 일상이던 출근길이 달라졌다.

좌회전차선을 더 길게, 우회전은 전용차선으로, 진입이 힘든 곳엔 회차로를. 현장에서 찾은 소소한 개선책이 도로를 확 바꿨다.

고양시(시장 이재준)는 도로‧교통 TF팀을 구성, 시 곳곳의 교통 혼잡이 빈번한 도로를 발굴해 개선해 나가고 있다.

고양시는 올해 9개소의 교통 혼잡 개선사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교통 혼잡 개선사업은 도로구조 개선을 통해 교통 혼잡 해소방안을 모색하는 사업이다.

특히 출퇴근길 등 교통량이 많은 구간의 교통 혼잡을 중점적으로 해소, 시민 체감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시는 교통 혼잡 개선사업 대상지를 발굴‧검토하기 위해 지난해 4월‘도로‧교통 TF’를 구성, 선제적인 조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도로‧교통 TF’는 교통 전문가·관련 부서·경찰서 등이 모두 모여 분기별로 안건을 상정, 교통 혼잡 대상지를 발굴한다. 나아가 개선 방법에 대한 논의를 통해 최종 사업추진여부까지 결정한다.

도로‧교통 TF는 시민밀착형 교통 혼잡 개선사업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 고양시가 완료한 교통 혼잡 개선사업 9개소 중 5개소가 도로‧교통 TF에서 발굴됐다. 최근에는 추가로 9개소의 신규 사업이 심의 통과돼 진행 중이다.

현장에 나가 개선이 필요한 도로를 발굴하고 개선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등 직접 발로 뛴 덕에 가능했다.

시 관계자는 “도로 개선사업의 경우 타 부서, 경찰서 등과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 많은데 TF 구성으로 사업 진행이 훨씬 수월하다”며 “특히‘저예산 고효율 행정’을 달성할 수 있는 대상지를 우선 발굴해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완료된 교통 혼잡 개선사업 대상지 9개소 중 6개소(▲일산교 일원, ▲능곡육교 앞 교차로, ▲낙타고개 삼거리, ▲고양체육관사거리, ▲삼성당마을 입구, ▲산현로 일원)는 좌회전 포켓차로 연장 및 우회전 차로 신설사업으로 좌‧우회전하는 대기 차량들이 직진차로까지 막아서며 발생하는 교통 혼잡을 해소했다.

2개소(▲선유랑마을 입구, ▲서정마을 사거리)는 회전각이 좁아 위험한 도로모퉁이를 정리했고 나머지 1개소는 진입이 힘들었던 원당중학교 앞에 회차로를 조성했다.

원당중학교 앞은 출근시간마다 고양대로에서 원당중학교로 진입하는 학부모‧교직원 차량과 마상로에서 고양대로로 진출하는 차량 간 교통상충이 발생했다.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구하는 민원이 있었으나 뚜렷한 대책이 없어 난항을 겪어왔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직접 현장에 방문,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대책을 고민했다. 그 후, 고가도로 하부 공간을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담당부서에 제시해 ‘회차로’ 조성사업이 시행됐다.

지난 7월 인접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교량 하부 공간에 회차로가 조성됐다. 덕분에 고양대로에서 마상로로 진입 하자마자 다시 원당중학교 방향으로 무리하게 좌회전할 필요가 없어졌다. 사고 발생 가능성도 훨씬 줄었고, 좌회전 차량에 막혀 본선까지 정체가 이어지는 일도 줄었다.

시는 교통상충이 특히 많이 발생하는 오전 시간대에는 1시간가량 회차로 전용 신호를 운영, 더 안전하게 진‧출입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능곡육교 앞 교차로는 좁은 호국로를 따라 나오다가 호수로로 이어지는 교차로 바로 앞에서야 겨우 차선이 나눠지는 곳이었다.

차 3대만 신호대기중이어도 우회전을 하려면 꼼짝없이 기다려야 해 도로가 정체되는 일이 잦았다.

특히 인근에는 능곡 재개발지구가 들어설 예정으로 앞으로 차량 통행이 더 많아지면 정체가 더욱 심각해 질 것으로 예상됐다.

시는 지난 6월 호국로에서 호수로로 진입하는 연결로의 좌회전 차선을 80m 확장, 우회전 차로를 확보했다. 통행량이 많아지기 전에 먼저 나서서 개선한 덕에 앞으로 늘어날 교통량에 대한 걱정도 덜었다.

일산교에서 경의로로 진출하는 구간은 중앙선을 따라 설치된 화단 때문에 좌회전 차로가 다소 짧았다. 매 신호마다 좌회전 차량들이 직진차로까지 침범해 늘 차가 막히기로 유명했다.

시는 지난 6월 중앙화단 83m를 철거, 좌회전 포켓차로를 늘렸다. 철거된 화단의 수목은 다른 도로 등 필요한 곳에 옮겨 심었다. 차선이 조금 길어졌을 뿐이지만 운전자들은 달라진 도로상황을 바로 체감했다.

고양시민 A씨는 “매일 출근길에 일산교에서 직진해 사거리를 통과하는데 좌회전 차들이 워낙 많아 직진차선 하나는 항상 막혀있었다”며 “출근길은 단 몇 분 차이도 예민해지는데 좌회전차선이 길어지면서 직진차선을 방해하는 일이 줄어 일산교를 통과하는 시간이 짧아졌다”고 말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현장답사를 통해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의 결과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시 발전 속도에 맞춘 신속한 도로망 구축과 혼잡도 개선으로 고양시민들의 삶이 한층 더 편리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