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 참전으로 국내 ‘대상포진백신’ 3파전 본격화
식약처, GSK ‘싱그릭스주’ 허가…MSD와 SK바사 양분된 시장 요동
2021-09-08 김동명 기자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대상포진바이러스 백신이 국내 허가를 받으면서, MSD(머크)와 SK바이오사이언스로 양분된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GSK의 유전자재조합 대상포진바이러스백신 ‘싱그릭스주’를 허가했다.
이 제품은 만 50세 이상의 성인, 만 18세 이상에서 질병 혹은 치료로 인한 면역저하 또는 면역억제제로 인해 대상포진의 위험이 높거나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의 대상포진 예방에 쓰이는 백신이다. 1회 0.5ml씩, 2개월 간격으로 총 2회 접종하는 근육주사다.
싱그릭스는 지난 2017년 10월 미국FDA 승인을 받았다. 특히 미국에서는 출시 1년만에 빠른 속도로 점유율 1위에 오르는 등 우수한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는 백신이기도 하다.
업계 내에서는 싱그릭스가 타사 백신 대비 방어 효과가 높아 시장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싱그릭스주 임상을 살펴보면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ZOE-50)에서 3.2년 추적관찰에서 97.2%의 방어율을 입증했고, 70세 이상(ZOE-70)에서는 3.7년 추적관찰 결과 89.8% 효능을 보였다.
특히 MSD의 ‘조스타박스’가 50세 이상 환자에서 51% 방어율, 70세 이상에서는 41%로 나타났다는 점과 비교하면 싱그릭스가 뛰어난 효과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에 MSD는 조스타박스가 글로벌 허가 15주년에 이르는 만큼 안정성을 강점으로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조스타박스는 2006년에 미국 FDA 허가를 받은 세계 최초 대상포진 예방백신으로, 지난해 세계 판매 누적 5000만 도즈를 달성한 초대형 백신이다. 국내에서는 2009년 허가 이후 50세 이상 성인에서 1회 접종하는 대상포진 예방백신으로 2012년 출시됐다.
MSD 측은 “조스타박스는 유효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한, 최초의 대상포진 예방 백신”이라며 “영국에서 진행된 실제 진료환경 내 연구를 통해 대상포진 발병률 감소 효과와 유효성을 확인, 한국 성인 대상 연구에서도 안전성을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세계 두 번째이자 국내 최초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는 비교임상을 통해 조스타박스와 비열등성을 입증한 제품이다. 스카이조스터는 우수한 임상데이터, 최첨단 생산시설, 접종 편의성을 높인 제형 등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해 나아가고 있다. 출시 2년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도즈를 넘기는 등 빠른 속도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싱그릭스의 등장으로 조스타박스와 스카이조스터가 양분한 국내 대상포진백신 시장은 재편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 아이큐비아 기준 조스타박스와 스카이조스터 매출은 각각 432억원과 291억원이었다.
또한 올해 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이 본격화한 데다 전염성 강한 ‘델타 변이’ 출현으로 재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대상포진 예방백신 매출이 모두 하락한 점이 기존 백신들의 입지를 좁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2분기 국내 대상포진 예방백신 시장 규모는 92억원으로 전년 동기 226억원보다 59.1% 감소했다. 2019년 2분기 196억원보다 무려 53.0% 줄어든 수치다. 올해 상반기 누계매출은 201억원으로 전년보다 42.2%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이외에 대부분의 백신 매출이 위축된 가운데 GSK의 등장으로 대상포진 예방백신 시장은 소위 춘추전국시대를 맞게 될 것”이라며 “전국민이 코로나 백신을 맞게 된 이후부터 대상포진백신 시장이 회복될 전망이기 때문에 그전에 시장을 미리 선점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일 것이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