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현대차그룹, 재계 수소 연맹 주도
재계 수소협의체 출범, 완성차 만드는 현대차가 주도 국가 차원 수소 밸류체인, 신성장전략 강화 전망
[매일일보 김명현 기자]현대차그룹이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수소기업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서밋’이 그 결실이다.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수소경제 활성화는 물론 탄소중립 실현이 힘든다는 데 공감하고 재계가 한뜻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8일 민간 수소기업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이 공식 출범했다. 협의체는 현대차그룹과 SK그룹, 포스코그룹, 롯데그룹, 한화그룹, GS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두산그룹, 효성그룹, 코오롱그룹, 이수그룹, 일진, E1, 고려아연, 삼성물산 등 15개 회원사로 구성됐다. 협의체 설립에 중추적 역할을 해온 현대차그룹은 SK·포스코와 함께 공동의장사를 맡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열린 창립 총회에서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수소산업 생태계의 균형적인 발전이 늦었지만, 우리 기업들이 전 산업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만큼 못할 것도 없겠다는 자신감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이 개별 단위의 기업 경쟁력뿐 아니라 기업, 정책, 금융 부분을 하나로 움직이는 역할을 함으로써 수소산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이고 수소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리딩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일찍이 수소 관련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며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막연히 수소의 중요성을 강조한 게 아니라 수소 실체화에 집중했다는 평가다. 특히 2018년 수소전기차 ‘넥쏘’ 출시에 이어 2020년 7월 세계 최초 수소전기 대형트럭 양산체제 구축, 올 3월 중국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공장 설립 착수 등을 통해 수소사회라는 큰 그림의 조각들을 맞춰나가고 있다.
더불어 모빌리티를 넘어 완전한 수소사회 구현을 위해 기업 간 협력을 적극 추진했다. 대표적으로 정의선 회장은 지난 6월 경기도 화성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등과 수소협의체 설립에 뜻을 모으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은 수소 분야 투자 촉진과 생태계 구축을 위해선 민간 기업이 주축이 된 조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수소사회 비전이 탄소중립 현실화 방안이라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해석된다.
수소기업협의체에 참여하는 15개 회원사는 순번에 따라 돌아가며 회의체를 대표하는 간사 역할을 할 예정이다. 매년 9월 전 회원사가 참여하는 총회를 열고 주요 이슈 및 현황을 공유하며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또 회원사들은 정기모임을 갖고 기술‧정책‧글로벌 협력 등 3개의 분과별 중점 협력과제를 선정한다. 집중 논의 과정을 거쳐 세부 추진방안도 도출할 예정이다. 수소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들을 추가로 초청하는 등 향후 지속적으로 외연 확장을 꾀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코리아 H2 비즈니스서밋은 한국의 대표기업 최고경영자가 직접 주도하는 기업 간 협력 추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국가 수소경제 전환과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수소 산업 진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전날 ‘수소비전 2040’을 발표하며 수소에너지의 대중화를 선언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할 예정이다. 또한 트램, 기차, 선박, 도심항공모빌리티 등 다양한 이동수단은 물론 주택, 빌딩, 공장, 발전소 등 수소연료전지의 적용 영역을 산업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