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삼성·현대차·한화, 바이오·수소로 지배력도 키운다

지배회사의 중장기 성장전략에 부합…지배구조 안정성 도모

2021-09-08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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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재영 기자]금산결합과 비지주회사체제 등 지배구조 불안요소를 품고 있는 삼성·현대차·한화 등은 신사업 강화를 통해 해당 문제를 풀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 체제의 안정성을 유지하려면 총수일가 지분이 많은 지배구조 최상단의 지주격 회사 규모가 계열사들의 자산가치를 일정수준 초과해야 하는데 그 여부가 신사업 성장 여부에 달려 있어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한화가 비지주 체제를 고수하는 이유는 그룹 집단 내 금융회사의 효용가치가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율이 낮지만 금융회사를 통해 지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자동차사업을 위해 전속 금융회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화그룹 역시 금융부문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각각 그룹 지주격인 삼성물산, 현대모비스, 한화는 삼성전자 등 주력회사들의 규모가 커질수록 강제 지주전환에 따른 금융사를 매각해야 하는 이슈에 노출될 수 있다. 현재의 안정적인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주격 회사의 규모를 키우는 게 필수적이다. 추후 자발적 지주전환을 위해서도 합병을 통한 주식교환 등의 과정에서 지배주주의 지분 희석을 방지할 방법으로도 유효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물산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해법을 찾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율이 5.01%에 불과한 삼성물산은 43.44%를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이 지배구조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시가총액 62조원 정도로 24조원가량 되는 삼성물산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이러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성장하면 모회사인 삼성물산에 기여하는 지분법 이익도 커질 수 있다. 삼성그룹은 차세대 치료제 CDMO(위탁개발생산) 등을 통해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2023년 시장 점유율 30%로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투자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2023년 현재 건설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이 완공되면 이후 5공장, 6공장에 대한 투자에도 나설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지주격 회사인 현대모비스는 정의선 회장 개인 지분이 0.32%로 부족하기 때문에 지분이 23.29%나 되는 현대글로비스와 함께 지배구조상 핵심회사로 분류되고 있다. 이날 재계 연맹 형태의 수소협의체를 발족한 정의선 회장은 그룹 성장의 중장기 비전으로 수소를 내세우고 있으며 관련 사업에 대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역할이 주목된다. 현대모비스는 수소연료전지차의 핵심 부품인 파워트레인 연료전지 통합 모듈(PFC)과 수소공급장치(롄) 등 핵심 부품을 담당할 예정이다. 기존 내연기관차의 엔진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부가가치가 큰 분야다. 현대글로비스 역시 그룹 내 수소 운반 사업을 담당하며 윌헬름센과 수소 운반선을 공동 개발하는 등 수소사업 한 축을 맡게 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국내 수소연료전지 생산 거점을 구축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 중이며, 현대글로비스는 수소네트워크 등 수소 플랫폼 생태계를 관리하면서 컨트롤타워 같은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한화그룹도 지배구조 열쇠는 수소다. 그룹 승계 구도상 핵심 회사인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에너지와 오는 10월1일 합병하면서 수소사업도 본격화하게 된다. 한화에너지는 대산산업단지에서 2500억원 규모 50MW급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자회사인 한화임팩트(전 한화종합화학)와 함께 각각 5000만달러씩 총 1억달러를 미국 수소전기차회사 니콜라에 투자하기도 했다. 한화임팩트는 또한 미국 PSM과 네덜란드 토마센 에너지를 인수해 수소혼소 기술을 확보했으며 한국서부발전과 수소혼소 가스터빈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화그룹은 이러한 수소혼소 터빈발전의 상업화 가능성을 확인한 뒤 그룹 계열사들의 출자를 확대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한화임팩트는 수소사업을 확장한 뒤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