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경기 비상] 수출 증가에도 각종리스크 산적… 경기 회복 더뎌
4% 경제성장 유지 전망에도 4분기 위기감 고조
원자재 가격·해상 운임 상승 등 기업 리스크 집중
2021-09-09 나기호 기자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올해 수출 실적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4분기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각종 리스크로 인한 위기감이 감지된다.
최근 발표한 산업통상자원부의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32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4.9% 증가했다. 이는 반도체 등 주력산업과 바이오헬스·이차전지 등 유망 품목들의 고른 성장이 수출 상승세를 견인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 3월부터는 6개월 연속 50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역대 최대 수출액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달까지 누적 수출액은 연중 가장 빠른 시점에 4119억달러를 기록했다. 2018년 이후 3년만의 연 수출액 6000억달러 돌파와 함께 무역 통계 사상 최대 연 수출액 달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코로나19 대유행 여파에도 경제회복이 빠르게 회복되자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4%를 무난히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전세계적으로 위드코로나로 전환되면서 물류비용 상승과 원자재 수요가 폭증하며 올 4분기에는 제조업들의 정상화가 요원해 보인다.
실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수출기업 523개사(대기업 51, 중소기업 472)를 대상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72.3%가 수출에 원자재 가격과 해상 운임 상승으로 수출 차질을 빚고 있다고 답했다.
산업별로는 자동차·부품(79%), 철강·비철(79%), 선박(78%), 기계류(77%), 섬유(73%), 석유화학 (71%) 순으로 원자재가격 상승에 대한 영향이 컸다. 자동차·부품, 선박, 기계 등은 지난해보다 70~90%가량 가격이 오른 냉연강판, 후판, 선철 등 철강 제품의 영향을, 섬유와 석유화학은 유가 상승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대한상공회의소의 설문조사에도 원자재 가격을 제품 가격에 곧바로 반영할 수 없는 기업들은 최근 매출 증가에도 불구, 순이익이 감소한 곳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도 수출 증가세는 이어가지만 제조업 기업심리가 위축되는 등 경제심리의 개선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소기업의 수출입 물류 애로사항은 장기 불황으로 이어져 경영 안정을 위한 정부 대책이 시급하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수출입 중소기업 물류애로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할 수출입 지원방안으로 ‘물류비 상승에 따른 운임 지원 확대’(58.0%)가 응답자의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10억원 미만, 수출액 2억원 미만 등의 영세기업 계층일수록 물류비 상승이 영업이익률에 미치는 감소폭은 5~20%까지 차이가 났다.
이외에도 중소기업 옴부즈만이 수출기업 대상으로 현장 간담회를 통해 취합한 애로사항을 종합하면 △선복 및 컨테이너 확보 지원 △화물 전세기 운항 △수출새싹기업 전략물자 수출 지원 △전기용품 안전인증 등록 기간 단축 △모조품 수출로 인한 피해기업 지원책 마련 △코로나 자가격리 기준 완화 등의 정부 대책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