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분장실' 평단· 관객 호평 속 12일 폐막
지난 8월 7일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개막한 연극 '분장실'이 이번 주말 12일을 끝으로 아쉬움 속에 막을 내린다. 배종옥 · 서이숙 · 정재은 · 황영희 · 손지윤 · 우정원 등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의 대거 출연으로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연극 '분장실'은 평단의 호평 속에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예매처(티켓링크 기준) 평점 9.9를 기록, 전 기간 평균 객석 점유율 98%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분장실'은 올해 4월 타계한 일본 현대 연극의 거장 '시미즈 쿠니오'의 대표작으로, 이번 공연이 원작자 작고 이후 첫 해외 공연이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았다. 1977년 초연 이후 일본에서 누계 상연횟수가 가장 많은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 작품은 '시미즈 쿠니오' 특유의 사회성과 문학성이 잘 묻어난 작품으로, 특히 이번 공연은 한국 배경에 맞게 시대적 배경을 현대화하고, 인물 전사를 구체화하면서 한국 관객들의 공감을 크게 얻었다. 또한 실제 내공의 배우들이 선보이는 무대 뒤 배우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으며, 개막 이후 꾸준한 입소문을 타고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월간 예매 순위(8월 7일~9월 6일 조회 기준) 2위에 랭크됐다.
이 작품은 '갈매기'가 공연 중인 어느 극장의 분장실을 배경으로, 무대에 대한 배우들의 열정과 배역에 대한 갈망, 삶에 대한 회한을 그린 희비극이다. 서로 다른 시대를 겪은 4명의 배우들은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체호프의 '갈매기'와 '세 자매' 등 고전 명작의 주요 장면을 연기하며 각자의 사연을 무대 위에 풀어놓는다.
공연을 본 관객들은 "21년 3분기 최고의 연극!"(kwi***), "배우들이 보여주는 진짜 연기"(jlucia0***), "역량있는 배우들이 보여주는 촘촘한 100분"(sugar0***), "위로받고 공감할 수 있는, 여름날의 뜨거운 연극"(alsdkrhdw***) 등의 여운 가득한 후기를 남기며, "다시 보고 싶은데 표가 없다"며 폐막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폐막을 앞둔 배우들은 하나 같이 입을 모아 "행복하고 벅찬 시간이었다"며 "공연장을 찾아준 관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A' 역을 맡은 서이숙은 "연극의 3요소가 희곡, 배우, 관객인데 관객들의 뜨거운 발걸음으로 연극 '분장실'이 완성되었다"며 "관객의 즐거움이 배우의 즐거움"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같은 역의 정재은 역시 "연극의 3요소에서 관객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뜨겁게 느낄 수 있었다"며 폐막을 앞둔 소회를 전했다.
또한 'C' 역을 맡아 무대에 올랐던 우정원은 "그간 보내주신 박수에 힘을 얻었다"며 "모두에게 깊고 진한 축적과 아름다운 발화의 시간이 함께하시기를 바란다"는 말을 전했으며, 'D' 역의 이상아는 "저는 또 기다림의 시간을 보낼 텐데, 열심히 되새김질하며 또 다른 분장실을 잘 기다리려고 한다"며 "다른 곳에서 만날 때까지 부디 건강하시길 바란다"는 말을 덧붙였다.
올여름 대체 불가한 흥행작으로 떠오른 연극 '분장실'은 배우들의 고단한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도 모든 이들의 삶을 관통하는 '희망'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겪는 관객들에게 더 큰 울림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A' 역에는 서이숙과 정재은, 'B' 역에는 배종옥과 황영희가 번갈아 출연하며, 손지윤과 우정원이 극 중 니나 역을 맡은 'C'로 분한다. 여기에 이번 작품으로 성공적인 연극 무대 데뷔를 한 이상아, 지우가 'D'역을 맡았다.
마지막까지 매진 행렬을 이어가며 "뜨거운 안녕"을 준비하고 있는 연극 '분장실'은 오는 12일을 끝으로 여자 배우 버전의 공연을 마무리 짓고, 같은 곳에서 남자 배우 버전을 10월까지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