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겨냥 플랫폼 규제 본격화…그 향방은
금융위 이어 공정위도 네이버·카카오 규제 움직임
독과점 금지 및 공정거래 관련 규제책 및 법안 쏟아질 전망
2022-09-13 조성준 기자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플랫폼 공룡’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한 독과점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규제를 통한 전방위 압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규제가 일시적인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이 희박해 관련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에 이어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네이버·카카오 등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 강화를 시사하고 나섰다.
신호탄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최근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파이낸셜 등 온라인 금융플랫폼이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위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소법은 사전에 등록하지 않은 업체가 금융상품의 판매 및 판매 대리와 중개, 자문 등을 금지하는 법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이들 플랫폼 사업자들이 금융상품을 비교해 추천하는 서비스를 하려면 금융상품 중개업자로 등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카카오페이 등 상당수 금융 플랫폼은 계열사나 자회사 등이 취득한 자격을 우회적으로 활용해 영업활동을 해왔는데,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본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네이버·카카오의 독과점 남용 행위를 지속 모니터링하고, 감시 기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 제정, 전자상거래법 개정 등 법제 마련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온플법은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가 계약을 체결할 때 필수 기재사항을 포함한 중개거래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고, 플랫폼 사업자의 우월적 지위 남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은 플랫폼이 고의 과실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 경우 책임을 지도록 하고 검색결과·노출순위·맞춤광고 등에 대한 정보도 제대로 제공하도록 했다.
여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도 규제 강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여당은 이번 국정감사 핵심 안건 중 하나로 플랫폼 경제를 선정했고, 온플법 제정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포함한 국회의원 10명은 네이버·카카오의 데이터 독점을 막기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지난 7~10일 나흘간 연 간담회에서는 쿠팡, 야놀자, 카카오모빌리티 등 네이버·카카오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플랫폼 업체들과 소상공인 사이의 갈등 사례가 접수됐다.
전문가들은 여당과 관련 사정기관의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한 만큼 해당 플랫폼 기업들도 대책을 마련하겠지만 어느 정도의 리스크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SK증권 최관순 연구원은 “최근의 플랫폼 사업자 규제에 대한 논의가 명확한 가이드라인 마련으로 이어져 플랫폼 업체의 확장전략도 명확해질 수 있다”면서 “다만 정부와 여당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규제의 폭과 내용을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은 단기적으로 인터넷 업체 주가에 부담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