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온라인 플랫폼 카카오와 네이버의 문어발식 확장에 칼을 빼든 공정거래위원회가 먼저 운영체제(OS) 갑질을 벌인 구글에 20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러면서 시장을 선점한 플랫폼 업체의 시장지배력 남용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엄중 경고했다. 향후 카카오와 네이버에 대해서도 고강도 조치가 예상된다.
공정위는 14일 브리핑을 통해 구글에 과징금 약 2074억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등 스마트기기 제조사에 자사 OS의 탑재를 강요한 데 따른 과징금이다. 공정위는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 행위를 비롯해 3개 사건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구글에 대한 조치는 이제 시작이라는 의미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이번 사건의 핵심 키워드는 플랫폼이다. 스마트 기기 OS는 제조사와 앱 개발자, 소비자를 상호 연결하는 플랫폼”이라며 “이번 조치는 플랫폼 분야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남용행위에 대해 엄정한 조치를 함으로써 향후 플랫폼 분야 법집행에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을 선점한 플랫폼 사업자가 기존 시장에서의 지위를 유지·강화하기 위해 구사하는 반경쟁적 행위에 대해 감시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공정위는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업체들의 시장지배력 남용 행위에 대해서도 칼을 빼든 상태다. 쇼핑·동영상 검색 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바꿔 자사 상품이나 콘텐츠를 최상단으로 올린 네이버에 대해 지난해 10월 270억원에 가까운 과징금을 부과했고, 지난달에는 남품업체에 갑질을 일삼은 쿠팡에 3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현재 공정위의 칼날은 카카오와 네이버의 문어발식 확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에 이날 카카오는 향후 5년간 상생기금 3000억 원을 마련하기로 하고,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있는 사업의 철수도 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