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인 칼럼] 중산층을 두껍게 만드는 정책이 필요하다

2022-09-16     매일일보
원동인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가 패닉에 빠져있다. 전세계 코로나 확진자 수가 2억 명을 넘어서고 460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전세계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건강 안전을 비롯해 경제회복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다행히 우리 정부는 발 빠른 대응으로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경제활동 위축과 소비감소로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현실은 매우 심각한 실정이다. 작년 10대 기업의 영업이익은 20% 증가 되었지만 전국의 일자리는 122만 개가 사라졌고, 1990년 75.4%였던 중산층 비중이 작년에는 58.3%로 낮아졌다고 한다. 소득하위층부터 소득이 급감해, 이제는 중위층까지 소득이 줄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무한경쟁을 유도하는 신자유주의의 병폐이기도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기도 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네이버와 카카오, 배달의민족 등 플랫폼 자본의 이익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중소기업, 자영업자, 소상공인과의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어 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사회는 국가 전체로는 경제성장률에서 선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산층의 몰락이 점점 위험수위에 가까워지고 있다. 초기 전면적인 봉쇄를 단행하지 않음으로써 팬데믹 위기에 잘 대처한 편에 속하는 한국이지만, 팬데믹 기간이 길어지고 변이바이러스의 확산이 늘어나면서 방역대책의 수위가 차츰 높아지자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인내할 수 있는 한계치에 다다른 듯하다. 경제적 위기를 겪을 때마다 중산층이 깎여나가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현재 진행되는 속도가 크기가 자칫 사회적 성장 동력을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위축시키지는 않을까 싶은 것이다. 중산층 붕괴는 사회적 양극화를 가속화시키며 나아가 계급, 계층 분화를 심화시킨다. 또한 내수시장을 쪼그라들게 만들어 경제토대 자체를 매우 허약하게 만들어 지속적인 성장을 가로막는다. 과거 아이슬란드 대응도 참고할 만하다.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여파로 세계 경제가 휘청였을 때 아이슬란드는 국가부도 위기에 처했다. 당시 미국과 호주는 적자지출로 기업을 구제하는 동시에 케인스식 경기 부양책을 폈고,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복지예산을 축소하는 긴축재정으로 대응했다. 반면 아이슬란드는 어떤 이론도 따르지 않았다. 취약계층을 집중지원하는 동시에 불평등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정책을 폈다. 10년이 조금 더 지난 지금 아이슬란드는 북유럽에서도 실업률과 불평등지수가 가장 낮다. 이제 우리 관료들도 고정관념을 깨기 바란다. 이번에는 목표의 순서를 바꾸자. 복지와 성장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간다. 이제 투자형 복지, 중산층을 두껍게 만드는 데 목표를 두고 정책을 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