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하는 美 바이오 산업계, 국내 기업에 호재 올까
美정부, 고가의약품 가격 인하정책 등 계획 공개
삼바, 셀트 등 바이오시밀러 강자 기회 될 수도
2021-09-16 김동명 기자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미국 연방 정부가 의약품 독점 기간 단축 및 바이오 원부자재 공급망 확대 등 관련업계에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가운데, 이러한 정책들이 국내 기업들에게 호재로 작용할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더욱이 미국 정부는 의약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고 의료보험에서 바이오시밀러의 처방을 확대하는 등 바이오시밀러 지원 강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일각에서는 해당 분야의 세계적 강자인 국내 바이오 기업들에게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정부가 전문의약품 약가 등에 대한 반경쟁적 관행을 개선하고 단속하는 내용이 담긴 ‘경쟁 촉진에 대한 행정명령’의 후속조치를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제약사들 간의 경쟁 부재로 미국의 약가가 다른 나라에 비해 2.5배 이상 높다’고 판단하고 이를 개선하고자 행정명령을 단행한 것이다.
우선 미국 보건부(HHS)는 공개한 세부 계획을 살펴보면 △기존 의약품 약가 인상률 제한 △의약품 독점 기간 단축을 통한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 가속화 △의료 보험의 바이오시밀러 처방 확대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한 비경쟁적 행위 방지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지난 7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미국 경제의 경쟁 촉진에 대한 행정 명령’의 일환으로 미국의 경제 성장과 혁신을 가로막는 불공정 경쟁을 근절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중 약가 개혁 계획은 행정명령의 후속 조치로, 미국 행정부는 “이번 조치가 제약바이오 업계의 시장 환경을 개선해 소비자들의 약가 부담을 줄이고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랜드 연구소는 미국 ETC 가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국에 비해 2.6배 높은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미국 ETC 가격이 3배 이상 높다. 특히 미국 바이오 의약품의 가격은 국내 바이오 의약품보다 4.5배 이상 높다.
미국 정부는 높은 약가의 원인으로 ‘의약품 제조기업간 경쟁 부재’를 꼽았다. 경쟁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아 규모가 큰 제약사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고 이 탓에 미국인 4명 중 1명이 의약품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 정부가 제약바이오 업계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방법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에 주목했다. 이로 인해 수년 전부터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출시했지만 유럽 국가에 비해 미국 내 성장 속도가 더뎠던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제품군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미국에 출시된 국산 바이오시밀러는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셀트리온 3개와 △렌플렉시스 △온트루잔트 △에티코보 △하드리마 등 삼성바이오에피스 4개 총 7개 제품이다.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은 몇몇 대형 사보험사에 등재되면서 올 상반기(심포니헬스 데이터 기준) 시장점유율(램시마 17.2%·트룩시마 23%)이 소폭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란 나라 특성상 정부의 정책기조와 달리 초대형 기업들의 규제우회 등 막강한 전략들이 펼쳐질 예정이라 당장 시장에 의미 있는 변화가 연출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장기적으로 볼 때 미국 정부가 바이오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부분 국내기업에 기회의 틈이 생기지 않을까 예상해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