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수박 기득권" 발언 논란...이낙연측 "호남 비하 일베 용어"
이재명 대장동 의혹 해명 과정서 '수박' 발언 최대 승부처 호남대전 앞두고 이낙연측 공세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최대 승부처인 호남대전을 앞두고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수박'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지사가 대장동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겉과 속이 다른 기득권자'를 가리켜 '수박 기득권자'라고 지칭한 것인데, 극우 커뮤니티에서 호남을 비하하는 멸칭으로 사용된다는 게 문제가 됐다.
민주당 경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 대선캠프 이병훈 대변인은 22일 "이 지사가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란 표현으로 대장동 개발 비리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고 있다"며 "아마도 이 전 대표 캠프와 우리 사회의 보수기득권자들이 한 통속으로 자신을 공격하고 있고 자신은 피해자라는 생각을 담고 싶었나 싶지만 사실 관계가 맞지 않는 혐오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 지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에 대한 해명글을 올리며 "저에게 공영개발을 포기하라고 넌지시 압력을 가하던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수박'이라는 표현은 일베를 비롯한 극우 성향 커뮤니티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머리에서 피를 흘리는 광주 시민을 조롱하는 용어로 사용된 바 있다. 이 대변인은 "호남을 비하, 배제하는 용어 사용을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 지사 캠프와 지지자들은 이런 요청에 대해 '관용구로 사용했을 뿐이다'라며 별 것 아닌 일로 치부했다"며 "수박이란 혐오 표현을 정치적인 용도로 사용하지 말아달라. 겉과 속이 다른 기득권자들에 대한 관용구로 쓰고 있다고 해도 이 또한 상대 후보와 캠프에 대해 혐오와 배제를 선동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한편, 추석 연휴 기간 내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 지사의 대장동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계속됐다. 이 전 대표 측이나 야당 대선주자들은 영화 '아수라'나 '화천대유하세요'라는 추석 덕담으로 이 지사에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 홍준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지사를 겨냥, "참 이해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천문학적 비리 사건을 빠져나가려고 한다"며 "뻔뻔스럽다. 아수라 영화를 보는 기분"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 캠프와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올 추석 덕담으로 "화천대유하세요"를 꼽기도 했다. 이 전 대표 캠프 수석대변인 오영훈 의원은 지난 20일 화천대유 수익률을 논하며 "'화천대유하세요'란 한가위 덕담이 오갈 정도"라고 비판했고, 원 전 지사 또한 지난 21일 유튜브 영상에서 "추석 잘 보내고 계시냐. 이번 추석 화천대유하시라. 투자금의 1000배 이상 대박 나고 일확천금하시라는 덕담"이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