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과 DJ 팔지말라', 험악해진 '장영달-민주당'

민주 '현란한 말, 음습한 논리' 역공

2006-08-28     매일일보
'X파일 공개'를 놓고 열린우리당 장영달 최고위원과 민주당이 험악해질대로 험악해지고 있다. 장 최고위원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민주당을 겨냥 '걸핏하면 호남민심을 팔고, 김대중을 팔아 호남을 욕보이고, X파일 진실공개를 방해하고, 불법도청을 덮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고, 이에 민주당은 장 의원에게 '현란한 말과 음습한 논리로 민심을 호도하지 말라'고 역공을 펼쳤다. 8.5 국정원 발표로 특히 호남민심이 'DJ죽이기'라며 악화되고 있고, DJ입원에 대한 '홧병설'까지 나돌고 있는 마당에 이같은 호남중진인 장 의원의 주장은 민주당 불길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전북 전주 완산갑에 4선의원으로 민주당 출신 호남 중진인 장 의원이, DJ의 삼성 불법대선자금 수수 의혹과 DJ정부시절 불법도청 파문으로 DJ정부 치부가 드러난 'X파일 공개'를 호남민심을 빗대 공공연히 요구하고 나서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있다.

장영달 "걸핏하면 호남팔고, DJ팔아 호남 욕보이지 말라"
"우리모두 역사에 순종할 때"

장영달의원은 지난 14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진실만을 위해 앞으로 전진합시다!'는 글을 올려 민주당이 호남과 DJ를 팔아 X파일의 진실을 감추려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장 의원은 "X-파일,국정원 불법 도청문제 등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번졌다가, 한술 더해서 호남민심이 어떠니 저떠니 한다"면서 "왜 호남민심을 걸핏하면 팔아대는가"라며 민주당을 정조준했다. 또 "나는 김 전 대통령께서 도청을 알고도 묵인하셨을 거라고 상상조차 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DJ를 팔아서 혹시라도 자신에게 불어 닥칠지도 모를 화를 피해가려는 작은 꾀들이 숨어 있지는 않은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의심이 지워지지 않는다. 속보이는 처사들이 아닐 수 없다"고 맹공을 폈다. 그는 "지지도가 5%도 안되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지도를 올려야 할판이니 민주당이야 이해를 할만도 하다"고 민주당을 비꼬며 "문제는 수구세력이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해 슬그머니 들고 일어난다는 점"이라며 "노무현 정권 골탕만 먹으면 그만이라는 일부 못된 반동적 언론과 일부세력들이 바로 그들"이라면서 "민주당도 정신차려야 할 것"이라고 쏘아부쳤다. 장 의원은 "더 이상 호남민심 운운하며 호남인들을 욕보이려 들지 말기를 엄숙한 마음으로 호소한다. 그리고 자신들 정치 연명을 위해 평생의 소임을 다하신 DJ를 생각하는 척하며 실제로는 파는 듯한 모습도 볼썽 사납다"면서 "진실만이 정답이다"고 X파일 공개를 촉구했다. 이어서 "X파일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아무도 알 수가 없는 일"이라며 "호남민심이 어떠니하며 진실 공개를 방해하는 이들, 도청이 불법이니 다 덮어 없는 것처럼 넘어가자는 엉터리 주장들… 우리 국민은 그러한 엉터리 주장들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을 향해서도 "대한민국 민중은 국민이다. 그런데 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사이에 두고 절절들 매는건가!"라며 호남출신 의원을 겨냥해 쓴소리를 뱉았다.장 의원은 "우리 모두 역사에 순종해야 할때"라면서 "이제는 국민 앞에 진실 공개,과거반성 ,그리고 새로운 출발의 대결단 외에는 달리 피해갈 길이 없다는게 나의 솔직한 심정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그는 글 마무리에서 "X-파일,국정원 불법 도청문제를 나라의 기본토대를 바꾸는 계기로 삼자. 나를 죽일 작정을 하면 못할 것 없다"며 "그러면 진짜 산다. 내가 죽어 나라 살린다고 하면 그보다 더 의미있는 일이 있겠는가?"라며 "진짜 제2의 건국 기회는 지금 주어져 있다"고 X파일 공개와 철저수사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민주당 '장영달의원은 전형적인 구밀복검이며 구명도생의 행태다'

민주당은 17일 장 의원 발언은 전형적인 '구밀복검'(口蜜腹劍, 입에는 꿀을 바르고 뱃속에는 칼을 품고 있다는 말로 돌아서서 헐뜯는다는 말) 이며 '구명도생'((苟命徒生, 구차스럽게 목숨을 연명하는 것)이라고 서슬퍼런 역공을 가했다. 김정현 부대변인은 항의 논평에서 "장 의원은 그럴듯한 레토릭(정치수사)를 구사하면서 '불안감'을 감추고 있지만 이는 전형적인 '구밀복검'"이라며 "도청파문의 칼끝이 DJ를 겨누고 있다는 것을 간파한 민심이 심상치 않게 흐르자 진실이라는 미명하에 DJ의 이름을 팔아넘기고 혼자 '구명도생'하자는 것으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이어서 "장의원은 교묘한 화술로 복심을 숨기지 말고 노무현 대통령이 그렇게도 좋아하는 '과거청산'을 위해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절연하고 싶으면 솔직히 절연한다고 선언하는 것이 당당한 태도일 것"이라고 말했다.김 부대변인은 또 "장 의원이 정치에 데뷔하고 나서 국회의원을 세 번이나 시켜준 친정을 사실과 다르게 매도하고 나선 것은 먹던 물에 침뱉는 행위와 다른 것이 없다"며 "여당의 중진이라는 사람이 정치 이전에 인간적으로 해서는 안될 일을 버젓이 해도 되는지 묻고 싶다"고 인간적 배신자라고 맹공을 폈다.이어 "국회의원을 4선이나 하면서 별반 내세울 만한 업적이 없는 장의원이야 말로 DJ와 호남민심에 의존한 정치인의 대명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비꼬며 "지금 호남민심이 분노하고 있는 것은 도청정국의 와중에서 노무현정권이 본질을 뒤집고 있다는 것이고, 배신을 하면서도 이를 배신이라 말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의 5%대 지지율 올리기라는 비난에 대해서 "대통령 임기가 2년밖에 안지났는데도 대통령과 집권여당 지지도가 역대 최저라는 엄연한 사실을 무엇으로 설명할 것이냐"고 반문하며 "이미 호남지역에서 민주당이 열린당을 추월하기 시작해 나타나는 초조감은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지만 남의 당을 비난하기에 앞서 국민들 앞에 진실을 고백하고 지지를 구하는 것이 정도가 아니겠는가"라고 역공을 취했다.

김 부대변인은 "장의원은 더 이상 현란한 말과 음습한 논리로 민심을 호도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박혜경 기자<폴리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