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코로나 1년 반, 역대급 수출기조 지속될까

4분기 반도체 시황 둔화 전망…수출 증가세 이어갈 대책 필요

2021-09-26     이재영 기자
서울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국내 주요 수출기업들이 코로나19 속 두 자릿수 이익률을 내며 호황을 누리지만 글로벌 톱티어와의 격차가 여전해 반짝 특수로 끝날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국내 수출은 선진국 경기의 코로나발 기저효과에 힘입었지만 차츰 정상화되는 양상이다.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근본 수출 경쟁력인 독점 기술과 플랫폼 전략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 경제가 차츰 정상화 과정에 진입하고 있다. 국내 수출은 최근 보복소비 확대, 원유가격 상승 등에 탄력받고 있지만 이러한 특수에서 벗어나 안정적 수준에 접어들 것이 예상된다.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4분기 시황 둔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전문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4분기부터 D램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최종 시장 제품 제조사들이 대부분 정상치보다 높은 수준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D램 단가가 하락할 것이란 예측이다. 트렌드포스는 또한 낸드플래시 역시 데이터센터와 기업향 서버 수요를 제외하면 스마트폰이나 메모리카드 등 소매 스토리지 제품 영역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하다며 4분기 시황 약세를 점쳤다. 반도체는 국내 수출 1위 품목으로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전년동월대비)를 시현했다.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수출액이 100억달러를 넘는 기록도 세웠다. 8월 수출액은 117억달러로 올해 최대치를 찍었다. 수출 2위 품목인 석유제품과는 2배 넘는 수출액 격차를 보였다. 이런 반도체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관측은 수출 기록 갱신 행진에 부정적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률이 30.47%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29.78%와 비슷하다. 반도체를 제외한 사업 영역의 이익률은 동기간 개선됐으나 반도체 이익 성장이 제한된 것은 고객사들의 가격저항선에 근접한 신호로 읽힌다. 이익률이 개선된 스마트폰 영역에서는 글로벌 경쟁사들이 더 선전했다. 애플은 올 2분기 29.63% 이익률로 전년동기대비 7.7%포인트나 성장했다. 샤오미는 작년 2분기 첫 두 자릿수 이익률에 진입한 이후 올 2분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샤오미는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과 인도 신흥시장 수요를 흡수하며 삼성전자를 거의 따라잡는 약진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실적 호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코로나19 특수도 점점 잦아드는 흐름”이라며 “포스트코로나에도 호실적을 유지하기 위해선 기술은 물론 플랫폼 마케팅 측면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