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철강 독소 수입규제 손보나

美상원의원, 동맹국 규제 제외 요청 트럼프정부 수입쿼터 시행 후 韓 철강수출 감소 지속

2021-09-27     이재영 기자
미국의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미국이 철강제품에 부과한 수입쿼터제의 근거가 되는 독소조항을 손볼지 관심이 쏠린다. 수입쿼터제 이후 철강업계의 대미국 수출이 급감한 가운데 미국 내에서도 수입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동맹국인 한국에 대한 배려 측면이며 현지 철강 수요업체들도 원가부담 때문에 규제완화 쪽에 손을 들고 있다. 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및 업계에 따르면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이날 미국 동맹국인 한국을 무역확장법 232조에서 제외할 것을 美상무부와 USTR에 요청한 美상원의원에 감사와 지지 서한을 보냈다. 美상원 제리 모란 의원(공화)은 이달초 라이몬도 美상무부 장관과 타이 美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서한을 보내, 지난 2018년부터 한국·일본 등 동맹국들도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관세·쿼터할당을 적용받고 있는데 동맹국은 이 조치에서 제외해줄 것을 촉구했다. 철강제품은 한미FTA 이전부터 무관세 품목이었으나 전세계 철강 공급과잉으로 미국 철강업체의 가동률이 하락하자 미국발 무역규제가 촉발됐다. 트럼프행정부에서 2018년 관세 부과를 강행하다 국내 정부와 업계의 반발에 한발 물러선 결과가 수입쿼터제다. 수입쿼터제는 무역확장법 232조 수정안에 근거를 두고 있다. 해당 232조는 종료기간이 불투명해 수입제한에 따른 염려가 지속된다. 쿼터가 적용된 2018년 1분기에는 사전 수출 물량 확대 이후 하반기부터 국내 대미 철강 수출물량이 급감했다. 2018년 미국향 철강 수출은 전년 대비 24.8% 감소한 288만8000톤이었다. 2019년에도 10.7% 감소한 257만8000톤을 기록했다. 작년에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12.9% 감소한 224만6000톤에 그쳤다. 올들어 8월까지는 171만5902톤으로 최근 5년 내 가장 저조한 기록을 보였다. 232조 시행 이전인 2017년에 비해서는 35%나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 LG전자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 등 트럼프정부에서 시작된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는 바이든정부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한국산 철강재에도반덤핑관세와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발 공급과잉 문제와 이로 인한 무역분쟁 등의 파장이 한국에도 미치는 형편이다. 특히 한국산 철강・금속제품은 반덤핑, 상계관세, 세이프가드를 포함한 글로벌 수입규제가 올 4월 초순 기준 전체 업종에 대한 수입규제 중 절반에 육박했다. 업체별로는 미국의 수입규제 조치에 따른 타격 수준의 차이가 있다. 포스코의 경우 미국 매출 규모가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 피해는 덜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제철은 미국 규제동향이 큰 영향을 끼쳤다. 2016년에는 현대제철이 미국에 수출한 강판에 대해 47.8%의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기도 했다. 현대제철은 관세를 낮추기 위해 미국 상무부를 상대로 법적 분쟁을 거쳐야 했다. 미국의 수입 쿼터제 외에 자국산 재료 사용 자동차를 우대하는 보호무역정책의 간접적 피해는 국내 철강업체들 중 예외가 없다. 지난해 5월 전미철강노조는 미국산 철강 60% 이상 사용 자동차만 미국산으로 인정하도록 정부에 요구했다.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국내 자동차업계와 철강업계 모두 차질이 생긴다. 한편, 미국 금속제조업·사용자협회도 트럼프정부가 미국 철강 공장 가동률을 8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232조 철강 관세를 부과했는데, 지금 현재 가동률이 85%에 달해 더 이상 관세를 부과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바이든정부에 232조 관세를 철폐할 것을 최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