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구조적 저성장 산업, 환골탈태 성과 내나

자동차・정유・종합상사 등 구조적 저성장 기조 지속 사업전환 투자 확대하며 재무부실 위험도 높아져

2021-09-29     이재영 기자
쌍용차의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코로나19발 수출 호황 속에도 자동차, 정유, 종합상사 등의 구조적 저성장 산업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이들 산업의 전방 대기업이 사업구조를 전환하거나 신사업 비중을 확대하면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연관 중소 협력사들이 부도를 겪는 등 어려움이 나타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은 현대차를 제외하면 대기업도 실적 부진을 겪으며 최근 10년간 한계기업이 많은 업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쌍용차는 기존 내연기관차 성장의 한계에 부딪혀 새롭게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는 사업개편을 시도 중이다. 전기차의 성공 가능성이 새주인을 찾는 매각작업에도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 증가율은 낮아지는 추세다. 그 속에서도 SUV와 친환경차만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주요국이 친환경차 보조금을 확대하며 국내 친환경차 수출량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역으로 아직 내연기관차에 머무는 대기업 및 관련 부품업종은 갈수록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시사한다. 내연기관차는 지난 수년간 성장이 정체돼 왔다. 현대차의 경우 이러한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해 친환경차량 투자를 위한 막대한 투자부담을 감수하고 있다. 현대차의 차세대 자동차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지출은 작년까지 7년간 평균 증가율 6.4%를 기록했다. 완성차부문 캐팩스 규모도 2013년 5조1000억원에서 작년 8조3000원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투자 지출 부담 속에 코로나19 충격을 겪은 작년 3분기에는 영업적자를 보기도 했다. 정유산업은 탄소중립, 신에너지 전환 정책 기조 속에 대표적인 저성장 산업으로 분류된다. 정유 4사 중 대표기업인 SK이노베이션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탈피하기 위해 향후 5년간 배터리투자 등에 30조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올 상반기 정유사들의 영업실적은 유가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로 큰 폭으로 개선됐으나 하반기엔 이러한 여력이 감소할 전망이다. 정유사들이 석유화학 업종 등 사업 전환 투자를 확대하면서 전방 수요성장의 한계로 인해 재무적 불확실성도 갈수록 짙어지는 형국이다. 종합상사는 제조업의 직수출확대와 전자상거래의 확산 등으로 사양화되고 있는 업종이다. 국내 수출에서 종합상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수년전부터 감소세가 나타났다. 이에 상사업체들은 해외 네트워크를 정리하고 관련 인력을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감행하고 있다. 업종 대표기업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경우 미얀마 가스전에 투자한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이러한 저성장 국면에서도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종합상사들은 외형확대를 멈추고 수익성 중심 사업구조로 전환하고 있으며 해외자원개발을 비롯해 다양한 신사업에 뛰어들며 사업다각화를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