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천송이 코트와 거짓 정보

2021-09-30     최재원 기자

[투플렌 박성기 대표이사] 한때 모 드라마에서 ‘천송이 코트’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당시, 공인인증서제도를 폐지하려고 활동하던 인물들과 단체에서는 수년간 여러 경로를 통해서 공인인증서제도를 폐지시키려고 활동하였으나 번번히 실패하였다.

그 실패의 이유는 공인인증서가 우리나라에만 있는 ‘갈라파고스’라는 등, 허위주장으로 공인인증서 폐지를 주장하였기에 제대로 국민들을 설득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그 사람들은 나아가 외국인들이 해외에서 우리나라의 쇼핑몰 물품 구매와 인터넷 결제가 힘들다고 주장하면서 그 원인으로 공인인증서를 주범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당시 쇼핑몰들이나 PG(결제대행)업체들은 해외의 외국인들의 경우 국내인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휴대폰인증이나 공인인증서가 없어도 신용카드 번호를 이용하여 물품 대금을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었기에 해외의 외국인이 국내 쇼핑몰 물품 구매를 위한 결제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이러한 내용들은 미래창조과학부의 담당공무원도 시장 조사를 통해서 해외 외국인의 국내인터넷 결제방식에 대해 파악을 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느 날 갑자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에서 공인인증서 때문에 외국인들이 ‘천송이코트’를 구매하기가 어렵다고 말하면서 공인인증서를 비판하였다. 느닷없이 대통령의 연설에 ‘천송이 코트;가 등장하고 공인인증서가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공인인증서 폐지를 주장하던 사람들이 인맥을 통해서 청와대 관계자들까지 움직이게 했고, 그 청와대 관계자가 대통령의 연설문에 그러한 내용을 적어줬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천송이 코트’ 발언에 대해 모 신문사 기자는 그 내용은 사실과 다르며, 공인인증서가 없어도 해외의 외국인들이 국내의 쇼핑몰에서 천송이 코트를 구매할 수 있다는 반박 기사를 작성했었다. 그러자, 정부 부처에서는 그 언론사에 대해 허위기사라며 소송까지 걸었다가 정부가 패소한 적이 있다.

결국 해외의 외국인들이 국내 쇼핑몰에서 천송이 코트를 구매하기 어려웠던 것이 공인인증서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 소송에 의해 밝혀진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박근혜 전대통령에게 허위정보를 주고 엉터리 내용의 대국민 연설문을 발표하게 만들었을까?

이처럼 나라의 대통령도 거짓 정보에 속아 잘못된 내용을 국민들에게 발표하는 판국인데, 이런 거짓 정보들에 의해 많은 정책들이 만들어져 있다는 것은 국민들에게는 비극적인 사실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주요 결정권자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으며, 결정권자들은 그 정보를 가지고 판단을 하고 결정을 한다. 그러나, 결정권자에게 제공하는 정보가 거짓 정보이라면 잘못된 판단으로 잘못된 결정이 내려질 것이다.

거짓 정보에 의해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대체로 인맥을 이용한 로비 활동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로비 활동은 자신들의 이득을 취하거나,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책 결정권자를 이용하는 것이며, 목적 달성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나라의 최고 결정권자까지 속이고 이용하는 거짓 정보 생산자와 그것을 확인도 하지 않고 결정하는 결정권자들, 그리고, 거짓 정보라는 것을 알면서도 눈치를 보며 침묵하는 관계자들, 분명 잘못된 사회 구조이다.

그렇기에, 국민을 속이는 거짓 정보를 생산하고 퍼트리는 자는 일벌백계(一罰百戒)할 수 있어야 하며, 대통령일 지라도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는 사회가 정상적인 사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