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독서의 생활화, 인생을 바꾸는 방법

2021-10-01     농협안성교육원 한미선 교수
농협안성교육원
[매일일보] 인간은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잠을 잔다. 이 기본적인 일상을 빠뜨리면 육체적 생존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왜 신체적 생존을 넘어 독서가 필요한 걸까? 특히 요즘같이 편리한 시대에 왜 굳이 책을 읽어야 할까? 검색 한 번이면 모든 자료를 찾을 수 있는데 말이다. 굳이 시간과 돈을 들여가며 읽을 이유가 있을까? 아니다. “독서는 완성된 사람을 만들고, 연설은 준비된 사람을 글쓰기는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 프란시스 베이컨의 명언이다. 보다 완성된 자신을 원한다면 독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인간은 물리적·생리적 충족만이 아닌 정신적인 삶의 만족과 가치 또한 중요하다. 그래서 옛 성현들은 ‘재물을 많이 쌓아두는 것보다는 독서로 삶의 지혜를 몸에 지니는 것이 낫고, 1만 권의 책을 끼고 있는 것이 일백 개의 성을 손아귀에 둔 것보다 낫다’라고 했다. 통장의 잔고가 내 삶을 지켜주지는 못하고, 재물은 미꾸라지처럼 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니, 사는 동안 나를 든든히 지키려거든 재물에 목숨 걸지 말고 독서습관을 생활화하라는 것이다. 조선의 왕이자 학자였던 정조는 지나칠 정도로 독서에 몰두하는 사람이었다. 하루라도 독서하지 않으면 편안할 수 없었다고 한다. 말년의 정조는 안경 없이는 책을 볼 수 없었고, 임종 몇 달 전에는 중요한 행사에도 참석하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었다. 그러자 급기야는 신하들이 나서서 지나치게 학문에 정력을 쏟지 말 것을 임금께 간언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정조는 “나 역시 쉼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 아니나 힘써 공부하지 않으면 편안할 수 없다.”라고 했을 정도다. 조선의 문신 홍석주 역시 정조 임금 못지않았다. 그는 동시다발로 여러 권의 책을 읽었다. 아침에 머리를 빗을 때 읽는 책과 안채 자리 곁에 두는 책이 달랐다. 공무에 지쳐 귀가한 후에도 반드시 몇 줄이라도 읽고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그는 또 날마다 일과를 정해 읽었다. ‘일과는 하나라도 빠뜨리면 안 된다. 사정이 있다고 거르면 일이 없을 때도 게을러진다.’라고 말한다. 이처럼 치열하게 독서를 규범화하고 생활화한 선조들의 독서습관을 우리도 본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보자. 화장실, 소파, 침대 등 곳곳에 읽을거리를 놓아두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여건과 상황을 인위적으로 조성하자. 그렇게만 해도 우리 삶의 질은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놀랄 만큼 바뀔 수 있다.  밥 먹은 효과는 피부의 윤택으로 드러나듯, 책 읽은 보람은 사람의 교양과 인격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인간의 신체 중 가장 빨리 노화되는 기관은 뇌라고 한다. 치매는 다름 아닌 뇌의 노화다. 심각한 사회적 문제인 치매 예방을 위해서라도 일상적 독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당신의 인생을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위대하게 바꿔 줄 방법이 무엇인가? 인류가 현재까지 발견한 방법 가운데서만 찾는다면 당신은 결코 독서보다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단기간에 인간을 가장 위대한 존재로 만드는 지름길은 독서밖에 없다는 워렌 버핏의 주장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귀담아듣고 명실한 값진 교훈이 아닐 수 없다. 독서를 생활화하고 일상화해야 할 이유다.    농협안성교육원 한미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