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K-게임, 글로벌 부진…히트작 없고, ‘현질’ 유도에 지쳐
‘3N’ 2분기 이어 3분기 실적도 부진 겪을 전망
대표작 나오지 않고, 기존 게임에 사행성 BM 일관해 위기 자처
2022-10-07 조성준 기자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K-게임’이 비대면 호재를 활용하지 못하고 정체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유저들의 게임 이용 시간은 크게 늘었지만 지난 2분기 게임사들은 어닝 쇼크를 겪는 등 선전하지 못했다. 이에 더해 최근 중국발 규제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3분기에도 부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혁신이 수반되지 않으면 정체를 넘어 침체기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7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대표 게임사인 ‘3N(엔씨소프트, 넷슨, 넷마블)’의 실적 전망치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 기준 엔씨소프트는 전년 동기 대비 32%, 넥슨은 10~18%, 넷마블은 4.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K-게임사들은 지난 2분기에 전년 동기대비 각각 46, 42, 80% 감소한 영업이익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한 바 있다. 펄어비스도 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업계에서는 K-게임이 중국발 게임 규제, 국내 게임 규제 등 외부적인 악재 영향도 받았지만 글로벌 대표작이 나오지 않고, 현금결제 중심 ‘BM(비즈니스 모델)’이 글로벌 시장에서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자체 경쟁력이 저하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외에는 국내 게임 중 이렇다 할 글로벌 성공작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의 대표 격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도 기대만큼 글로벌 인기를 얻지 못했다. 엔씨소프트는 기존 리니지식 BM이 글로벌 시장에 부적합하다고 판단, 오는 11월 4일 BM을 개편한 리니지W를 글로벌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 모바일 게임의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확률형 아이템 등을 활용한 일명 현질 유도식 BM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국내 게임 중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등은 그동안 확률형 아이템 요소를 통해 국내 게임 시장서 큰 성공을 거뒀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크다. 전문가들은 대외적인 악재 속에서 K-게임이 살아남으려면 결국 합리적인 수준의 BM을 구현하면서 작품성 높은 게임 신작 개발이라는 혁신도 동시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오랜 기간 막대한 수익을 거둔 ‘3N’이 과도한 과금 논란으로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실적 반등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라며 “글로벌 게임에 대적할 신규 게임 개발이 아닌 기존 모델을 변용한 수준이 지속된다면 K-게임에 대한 글로벌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