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국감] 소상공인‧골목상권 등 전방위 질타
손실보상제 시행 앞두고 기준‧범위 등 모호
카카오 골목상권 진입에 부정적 여론도 지속
2021-10-07 신승엽 기자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정부가 2021년 국정감사에서 소상공인을 포함한 서민경제의 추락에 대한 질타를 받았다.
7일 진행된 중소벤처기업부의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6일(기획재정부)과 마찬가지로 소상공인 손실보상제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중기부와 오는 8일 기재부는 소상공인 손실보상제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 시행을 위해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세부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여파와 방역조치 장기화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분들의 고통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10월 말부터는 지난 7월에서 9월분에 대한손실보상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손실보상제를 준비하고 있지만, 소상공인들의 입장은 회의적이었다. 현재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영업중지 및 제한 업종에 최대 80%의 손실보상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종별 피해규모가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소상공인 관련 단체들은 업종별로 가리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피해를 100% 보상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중이다.
손실보상제는 당초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에게 정부가 피해를 보상한다는 취지에서 제정됐다. 하지만 정부는 손실보상에 ‘피해인정률’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피해의 일부만 보상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재원이 부족한 상황 속에서 형평성을 고려한 대책이라는 주장도 나오는 상황이다.
반면, 소상공인들은 이미 한계 상황에 부딪힌 실정이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노란우산공제 대출 잔액은 총 1조9211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대출 잔액 1조616억원에서 두 배 가량 증가한 셈이다. 통상 노란우산공제 대출은 부금에서 돈을 빼는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급한 경우가 아닐 때 사용되지 않는다.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은 코로나와 금융위기 때 국가부채가 늘고 가계부채가 줄었다. 수치로 보니까 한국은 코로나19 상황에 가계부채가 폭증했다”며 “개인사업자 기업 대출을 보면, 전체 27% 증가한 반면, 대부업에서 40%나 늘었다. 국가가 위기 상황에는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정의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손실보상 범위 범주에서 직접적인 제외업종이 있다. 동시에 강구되지 않으면 상대적 박탈감도 느낄 것이라 제외업종에 대한 추가지원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보상액 산출 측면에서) 영세한 골목 음식점은 푼돈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상한제를 정한 뒤 정해진 기준 안에서 손실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소상공인업계 한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은 더 이상 빚으로도 연명하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렸다”며 “그간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로 피해를 입은 대상에게 보상이 집중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미 무너진 소상공인 경기는 소급적용까지 무산된 시점에서 더 이상 회복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골목상권 문제도 국감의 화두다. 대기업들의 골목상권 침탈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카카오는 꽃·간식·헤어숍·샐러드 배달 등 소상공인이 주를 이루는 업종에 진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커진 바 있다.
이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지난 5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관련 내용에 답했다. 김 의장은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업종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국회와 소상공인들에게 꼬리를 내렸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향후 300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을 조성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소상공인들의 시선에는 부정적인 상황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16일 논평을 통해 카카오의 상생기금 조성이 면피용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관련 단체와 협의 없이 진행하는 점과 구체적인 이행 계획도 없다는 이유로 면피용 대책마저 퇴색하는 모양새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NHN의 경우 사내벤처를 통해 스타트업이 먼저 진출한 간병인 매칭 서비스를 개시한 바 있다”며 “과거에도 네이버나 카카오가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베꼈다. 기술탈취에 걸리면 기업이 문을 닫을 정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