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정 큐레이터의 #위드아트] 아담 핸들러의 달콤한 납치

2022-10-07     매일일보
아담핸들러(Adam
UFO와 외계인을 다룬 미국 아티스트 아담 핸들러(Adam Handler)의 작품이 최근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1986년 뉴욕 퀸즈에서 태어나 이탈리아에서 유학을 했다. 현재 뉴욕을 중심으로 미국,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전 세계적으로 전시와 아트페어에 참여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작품은 동심 가득한 캐릭터 유령과 UFO가 등장하는 고스트 납치(Ghost Abduction) 연작이 특히 유명하다. 서글서글하고 크고 파란 눈망울, 발그레한 볼이 사랑스러운 고스트가 튤립, 오렌지나무 등 꽃밭위에서, 언덕위에서 춤을 춘다. 그 위로 알록달록 광선을 내뿜는 UFO가 고스트 머리위에 붕 떠있다.  UFO에서 나오는 강렬한 바람에 떠오른 꽃잎들이 꽃비처럼 내리는 장관을 연출한다. 아담 핸들러가 선사하는 달콤한 UFO 납치다.  ‘Love you’ ‘Miss you’, ‘Coming Home’, ‘Find me Sometimes’ 등 간절하고 순수한 마음이 담긴 간결한 텍스트를 기록한 종이작품도 눈에 띈다.   그의 작품은 아크릴 페인팅에 오일 스틱 표현이 더해져, 누구라도 첫 크레용을 손에 잡고 해봤을 법한 드로잉이 떠올려지는 순수함으로 가득 차 있다. 이에 대해 작가는 “어린이는 관객을 위한 미술이 아닌 스스로를 위한 창작을 한다. 예술을 하는 행위는 순수한 마음과 공간에서 오며 삶 사이사이의 사랑과 고통들이 나의 원동력이 된다”고 이야기 한다.   오래전부터 UFO와 외계인은 흥미로운 공상과학 이야기로 실재보다는 착시, 심령, 환상에 가까운 스토리였다. 필자도 어렸을 적 두꺼운 하드커버의 과학 도감 속 외계인 이야기와 사진을 보고 또 봤던 기억이 있다. 핸들러의 작품은 이런 기억과 잘 맞아떨어진다.  그런데 이런 우리의 기억도 언젠가 바뀔지 모르겠다. 2021년은 UFO 현상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해중 하나로 기록된다. 올해 4월 미 국방부가 UFO 관련 3개의 영상을 직접 공개했고, 미국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6월 들어 2004~2021년까지 미 해군 조종사들의 UFO 목격사례를 조사하며 ‘UFO는 물체(Physical Object)’라고 인정하는 정부 공식 보고서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는 UFO와 외계인이 좀 더 오래 흥미로운 공상과학의 영역에 남아있었으면 한다. 아담 핸들러가 선사하는 로맨틱한 UFO 납치 스토리에 빠져 유쾌한 공상을 즐기는 재미가 사라지는게 아쉽지 않은가. 
아트에이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