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약속한 카카오, 골목상권 침해 논란 속 사업영역 조정 고심
헤어샵·문구 사업, 철수 유력
모빌리티·엔터, 상생 위해 일부 개선
추가 상생안 발표는 미지수
2021-10-12 조성준 기자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겪고 있는 카카오가 쇄신안을 어느 정도로 시행할 지 고심 중이다. 카카오는 2021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은 만큼 사업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미용실·네일샵 예약 서비스인 ‘카카오헤어샵’ 사업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단독으로 진행한 사업이 아닌 만큼 시일이 소요될 예정이지만 연내 철수가 유력하다.
카카오헤어샵은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일으킨 카카오의 헤어샵·대리운전·스크린골프·문구류 등 4가지 소매 사업 중 하나다.
카카오헤어샵은 카카오가 지분 26.23%를 가진 ‘와이어트’를 통해 운영 중이다. 카카오와 와이어트는 ‘카카오’ 상표를 사용하기 위해 1년에 한 번씩 계약을 진행하는데, 카카오가 최근 이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또한 와이어트 지분율을 낮춰 계열사에서 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와이어트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와이어트 지분을 인수할 업체가 나타나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문구·장난감 소매업’ 사업도 철수한다. 동네 문구점 및 장난감 시장을 위협한다는 이유에서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 의장을 향해 “카카오의 투자전문 자회사 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에이윈즈’와 ‘포유키즈’도 골목상권 침해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카카오인베스트는 카카오의 100% 투자 자회사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지분 48.37%를 보유한 ‘키즈노트’는 에이윈즈의 지분 87.95%를 보유하고 있다. 또 카카오인베스트가 지분 19.19%를 보유한 ‘야나두’는 포유키즈의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에이윈즈와 포유키즈 모두 문구 및 장난감 도소매업체다.
이밖에 택시 시장 독과점 이슈로 뭇매를 맞은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가입 택시 기사에게 배차 혜택을 주는 ‘프로멤버십’ 폐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카카오T 택시의 스마트호출료를 폐지하고 기업 대상 꽃·샐러드·간식 배달 중개 서비스를 중지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국회 국정감사에서 콘텐츠 제공업자(CP) 자회사들을 통해 웹툰 및 웹소설 창작자에게 높은 수수료를 징수해 논란이 일자 이진수 대표가 전수조사 및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반면, 대리운전·스크린골프 분야에 대해서는 카카오 측이 아직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두 사업이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게임즈의 핵심 현금창출원으로 자리 잡은 탓에 카카오 내부에서도 사업 철수를 반대하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우선 정리가 쉬운 사업부터 철수하는 방법으로 위기를 돌파하려 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상생안 발표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