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제3연륙교 건설 국토부 반대로 표류

국토부와 인천시 “이견 좁히지 못했다”

2013-08-08     이춘만 기자

[매일일보 이춘만 기자] 인천 영종지구와 청라국제도시를 잇는 제3연륙교 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가 지난달 마무리됐지만 사업 추진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감사원은 중앙정부와 인천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사업 관계 기관 모두의 잘못으로 제3연륙교가 표류하게 됐다는 내용의 감사 결과를 지난달 24일 발표했다.국토교통부(당시 건설교통부)는 제3연륙교가 포함된 인천시의 도시기본계획을 승인해놓고서 민자사업인 주변 경쟁 도로에 대한 손실 보전을 약속해 사업 추진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받았다.인천시는 손실 보전 내용을 알고서도 아무런 대책 없이 2012년 제3연륙교를 도시관리계획으로 결정해 고시했고, LH는 제3연륙교 건설비를 영종하늘도시 분양가에 포함해 주민 피해를 낳았다고 지적됐다.각 기관의 잘못이 정리됐을 뿐 해결책이 제시된 게 아니라 감사 결과가 사업 추진에 탄력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로선 감사 진행 기간에 중단된 협의가 언제 재개될지조차 미지수이다.국토부와 제3연륙교 주변 민자 도로인 인천대교,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의 각 사업자가 2005년 맺은 협약에 따라 이들 도로의 경쟁 노선이 생길 경우 원인 제공자가 민간 사업자에 손실 보전을 해주게 돼 있다.손실 총액 규모와 손실 보전 주체를 정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국토부와 인천시, LH, 민간 사업자가 작년 초부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수차례 협의를 벌였지만 이견을 좀처럼 좁히지 못했다.인천시는 감사에서 기관별 잘못이 드러난 만큼 국토부와 LH도 손실 보전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국토부와 LH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국토부는 인천시가 손실분에 대한 100% 보전을 약속하고 실현 가능성이 있는 재원 마련 계획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한다.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8일 "도시기본계획을 승인해 준 것은 도시 계획의 기본 구상과 방향성에 대해 동의한 것이지 제3연륙교를 포함한 개별 시설물을 추진하는 게 타당하다고 동의한 내용은 아니다"고 감사 지적사항에 대해 해명했다.이어 "제3연륙교 추진이 어렵게 된 것은 대책 없이 도시관리계획을 결정한 인천시의 책임"이라며 "인천시가 손실 보전을 약속하고 탄탄한 재원 마련 계획을 제출해야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했다.건설비용 부담 주체인 LH는 이미 확보해 놓은 5천억원 이상은 내 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시는 내달 중 국토부를 방문해 4자 협의를 연내 재개하자고 설득할 계획이다.인천시의 한 관계자는 "협의가 재개된다고 해도 합의를 하고 사업을 추진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연내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예상했다.총 연장 7㎞의 해상교량인 제3연륙교는 영종하늘도시 분양 당시 2014년 이전까지 개통하는 것으로 계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