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승복’에도 지지층은 ‘반기’
이낙연 지지자 4.6만여명 경선 불복 가처분 소송
2022-10-14 박지민 기자
[매일일보 박지민 조민교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선 승복 선언 하루만인 14일 4만6000명이 넘는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이 경선 결과 효력 정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을 향해 “일베 같다”고 비난한 송영길 대표의 발언이 폭발 직전의 이들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예상보다 거센 후폭풍으로 인해 내홍 수습은커녕 적전분열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민주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민주당 권리당원인 김진석(45)씨는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검을 찾아 4만6000여명의 소송인단을 대표해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김씨는 법원 앞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경선 사퇴자 표를 무효표로 처리한 것을 문제삼으며 “민주당 경선은 민주주의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결선투표의 근본 취지인 대표성 확보와 사표 방지 취지가 훼손됐다”는 것이다.
김씨는 특히 송 대표를 정조준, “이전부터 노골적으로 사퇴자 표를 무효표로 인정하라는 소위 사사오입 주장을 반복했다”며 “무리한 사사오입 해석을 한 주체가 다시 해석에 대해 심판을 하는 것은 명백한 위헌 소지가 있으므로 민간 법정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라고 했다.
소송과 별개로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전날부터 인터넷에서 경선 결과에 불복하는 서명운동도 벌이고 있다. 12시간 만에 4만6000여명이 참여했고 현재도 참여자가 계속 늘고 있다. 또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송 대표를 성토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송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 글이 올라올 정도로 격앙된 분위기다. 전날 송 대표가 방송에 나와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을 일베에 비유한 것이 원인이 됐다.
후폭풍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보다 심각한 대목은 이 전 대표 지지자들 대부분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며 차라리 야당 후보를 찍겠다고 돌아섰다는 점이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오마이뉴스 의뢰, 지난 11일~12일 성인 2027명 응답,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2.2%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이 전 대표를 지지했다고 응답한 이들 중 내년 대선 때 이 지사에게 표를 주겠다고 답한 비율은 14.2%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