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오만한 순간 심판 당한다" 민주당에 경고

원팀 질문에 침묵 "패배했지만 신념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

2022-10-14     박지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경선 승복을 선언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칩거를 깨고 캠프 해단식에 모습을 나타냈다. 전날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경선 승복 의사를 밝히며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이날 해단식에서는 뼈 있는 말을 남겼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 ‘오만하면 심판 당한다’는 경고를 보냈다. 자신의 지지자들을 일베에 비유한 송영길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필연캠프 해단식에서 캠프 인사들을 향해 “국민과 당원 앞에 오만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선 과정에서 여러분과 생각을 달리했던 분들께도 같은 말씀드린다. 겸손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국민은 정치인의 오만을 느끼는 순간 먼저 심판한다”며 “하물며 지지해준 국민을 폄하하면 절대로 안 되고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요즘 저건 아닌데 싶은 일들이 벌어져서 제 마음에 맺힌 게 있다. 동지에게 상처주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송 대표의 일베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지는 발언은 더욱 강도가 높았다. 이 전 대표는 “일시적으로 경쟁할 수 있지만 우리는 다시 하나의 강물이 되어야 한다”며 “다시 안 볼 사람들처럼 모멸하고 인격을 짓밟고, 없는 사실까지 끄집어내 유린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잔인한 일일뿐만 아니라 정치할 자격이 없는 짓”이라고 했다. 또 지지자들을 향해서는 “이번에는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기고 지는 것 못지않게 어려운 처지에 놓여서도 비굴해지지 않았다는 건 가지고 가야 한다”고 했다. 특히 “패배했지만 여러분의 신념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라며 “강물이 돼서 신념을 바다에까지 끌고 갈 것이다. 강물은 기어이 바다에 간다”고도 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해단식을 마친 뒤 이재명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는 문제나 원팀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오늘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