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붕괴·유가 급등에 글로벌 물가대란...한국도 인플레 엄습
국제유가 급등...환율 효과에 국내 체감 더 높아
글로벌 공급망 붕괴 장기화에 물가 상승 압박↑
2021-10-17 조민교 기자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국제 유가 등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망 붕괴로 인한 글로벌 물가대란에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국제유가 상승...국내 체감은 더 높아
17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지난 6일 80달러에 처음 진입한 뒤 지난주 내내 81∼82달러대(종가 기준)로 고공행진 중이다. 여기에 달러화 강세가 겹치면서 한국이 체감하는 국제 유가는 더욱 높아졌다.
일례로 지난 12일 원화 가치가 달러 당 1198.8원까지 떨어져 당일 종가기준 배럴당 82.07달러였던 두바이유는 원화로는 9만8385원까지 상승했다. 고유가 시절이던 2014년 9월 15일 배럴당 두바이유 가격은 95.19달러였지만 원화로는 9만8807원이었다. 환율까지 고려하면 국내 체감 유가는 2014년 9월 고유가 시절과 비슷한 셈이다.
▮휘발유 가격 7년 만에 1700원 돌파
실제 국내에서는 ‘주유소 가기가 두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석유공사의 오피넷에 따르면, 올해 초 1400원 초반 수준이던 휘발유 가격은 지난 15일 전국 평균 리터당 1710.2원, 최고가 지역인 서울은 리터당 1792.8원까지 올랐다. 휘발유 가격이 1700원을 넘은 것은 2014년 말 이후 7년 만이다.
국제유가는 다음 달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해 이후 1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환율 역시 계속 출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라 국내 체감 유가는 더욱 치솟을 것으로 우려된다.
▮수입물가 등 물가 전반 상승 압박
원유는 다양한 상품의 원재료 성격이 강한 만큼 유가 상승은 단순히 석유류 가격을 넘어 국내 물가 전반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실제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에 수입물가가 5개월 연속 뛰면서 지난 9월 수입물가는 7년 7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수입물가지수는 전달 대비 2.4% 오른 124.58로, 2014년 2월(124.60) 이후 7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수입물가가 오르면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해 국내 물가도 더욱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상 수입물가는 한 달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준다.
▮공급망 붕괴 영향까지...물가 3% 눈앞
물가 상승 압박의 또 다른 주요 요인인 글로벌 공급망 붕괴 문제도 쉽사리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공급망 붕괴는 미국 등 주요국가에서 물가 상승의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에 공급망 영향이 겹치면서 지난 9월 소비자물가가 5.4%까지 치솟았다. 2008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인상률이다
한국도 공급망 붕괴와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9월 2.5%로 6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10월에는 3%선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3%대 물가가 현실화된다면 2012년 2월(3.0%) 이후 거의 10년 만에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