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기 불균형 심화… “中企협동조합 공동행위 허용 법제화 필요”
납품단가 교섭 여력 제고 등 협동조합 ‘기협법’ 개정 절실
권칠승 “협동조합, 새로운 경제주체… 업계 활력 기대”
2021-10-18 나기호 기자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중소기업계가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이하 기협법) 개정안의 국회통과 지원을 요청했다. 협동조합의 공동사업 허용과 확대로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납품단가 교섭권을 보장받고, 코로나19 여파에 심화된 대·중소기업간 양극화 해소가 더욱 필요하다는 취지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8일 경기도 화성시 소재 동구바이오제약에서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초청 경기 중소기업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서는 중소기업협동조합의 기능 활성화와 중소기업의 혁신성장과 ESG경영, 코로나19 극복지원 등 중소기업 현안과제를 중심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협동조합 활성화와 관련 △중소기업협동조합 공동행위 허용확대 기협법 개정 지원 △중소유통공동도매물류센터 시설개선 및 운영 지원 등 연대와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중소기업협동조합이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 마련을 요청했다.
‘혁신성장·기업환경 개선’ 과제에는 △중소기업 탄소중립·ESG경영 지원 △중소기업 전용 신용평가 체계 구축 △중소기업 기업승계 활성화 △레미콘 적정가격 보장 및 위장중소기업 공공시장 진입 차단 △콘크리트파일 중기간 경쟁제품 재지정 요청 등 다양한 업계 현안들을 건의했다.
이 자리에서 배조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원자재 가격이 8~9% 인상됐는데, 10월부터 4.6% 인상에 합의돼 중소레미콘업계의 원가부담이 가중된 상태”라며 “납품단가조정협의회도 당장 이야기가 안되고, 을지로위원회를 통해 납품단가 연동제를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호소했다.
또한 “이틈을 이용해 현재 대기업․중견기업은 제조공장 임대투자 방식으로 중소기업 지위를 획득한 후 중소시장 진입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며 “레미콘 적정가격 보장을 위한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과 공공시장에 위장중소기업의 참여를 제한하는 확인절차와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에 권 장관은 “최근 원자재 값 상승으로 제조업이 납품단가 인상을 못해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며 “다만, 현대중공업의 기술탈취 분쟁해결 사례 처럼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조금씩 바뀌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납품단가 조정협의제도’ 활용을 통해 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위장중소기업’ 행위에 대해서는 “‘위장중소기업’ 확인은 사실상 업계 제보가 없으면 어려운 구조”라며 “이는 정상적인 기업 활동으로 보기 어렵다. 중소기업확인서 발급을 까다롭게 하던지. 적발 시 아주 강력한 처벌하는 방식이 있을 것 같은데, △중소시장 참여제한 △조달매출 30% 과징금 부과 등 징벌을 강화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코로나19 극복’에는 △인쇄업계 ‘희망회복자금’ 지원 개선 △코로나19 피해보상 소외 업종에 대한 지원책 마련 등을 건의하는 한편, 위기 극복을 위한 중기부의 실질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경기도는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으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전초기지”라며 “경기도 중소기업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현장의견을 반영한 중기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계도 대한민국 경제가 코로나를 극복하고 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협력해 신규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더욱 노력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회장은 정부가 오는 27일부터 실시하는 올해 3분기 소상공인 손실보상과 관련해 “손실보상 지급기준이 피해업종인 화환, 공연, 여행, 급식업 등이 포함되도록 권 장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 드린다”고 당부했다.
권 장관은 “중소기업협동조합이 새로운 경제주체로서의 역할을 위해서는 ESG(환경, 사회가치, 투명한 지배구조)로 대변되는 새로운 가치창출 요구에 대응해야 하고, 협동조합의 영세성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신성장 분야에서의 다양한 협동조합의 출현도 이뤄져 협동조합 업계 활력이 제고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중소기업기본법’ 개정으로, 협동조합이 중소기업자로 인정됨에 따라 협동조합이 새로이 활성화될 모멘텀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오늘 현장에서 절실히 느낀 애로과제와 정책에 대한 많은 건의 내용에 대해서는 검토해 최대한 반영토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과 추연옥 경기중소기업회장 및 경기 중소기업협동조합 이사장 등 중소기업인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권칠승 장관과 김기문 회장은 동구바이오제약 생산현장을 돌아보며 현장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동구바이오 제약은 1970년 설립, 의약품에서 헬크케어까지 QoL(삶의 질) 시대에 최적화된 바이오 제약 중소기업이다. 벤처천억기업 선정 및 제약업계 최초로 동종업계와 협업해 최첨단 공동물류센터를 건립하는 등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