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100년 가는 아파트’로 지어야 한다

2022-10-19     성동규 기자
국토교통부가 오는 25일부터 3기 신도시 등 공공분양 주택에 대한 2차 사전청약을 접수한다. 현 정부에서 공언한 새 아파트 약 200만 가구에 달한다. 이 단지들은 현재 용적률 상향을 통해 최고 50층으로 건설될 전망이다. 문제는 이 아파트들이 벽식 구조(벽이 천장을 떠받치는 기둥 역할을 하는 건축 방식)의 3‧4등급 장수명주택인증 아파트 설계기준으로 건설을 하므로 준공 후 30년 뒤에는 또다시 대규모 재건축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벽식 구조는 대부분 구조체를 폐기해야 한다. 현재 수도권매립지 포화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1·2기 신도시에 이어 3기 신도시 역시 벽식 구조로 지어진다면 앞으로 건설폐기물 대란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런 사태를 해결할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일명 ‘100년 아파트’ 즉 1등급 장수명아파트 기준을 충족하는 라멘식 구조(기둥과 보가 천장을 떠받치는 방식) 형태의 아파트를 건설하는 것이다.  벽식 구조와 달리 라멘식 구조는 각종 배관이나 설비를 간단하게 교체할 수 있어 콘크리트 성능에 따라 100년 이상도 버틸 수 있다.  층간소음 문제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벽식 구조는 위층의 소음이 벽을 타고 아래층으로 전달되는 탓에 상대적으로 소음이 크다. 바닥을 두껍게 하고 차음재를 쓴다고 해도 해결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라멘식 구조는 소음이나 진동이 보와 기둥으로 분산돼 다른 가구에 전달되는 소음이 적다. 2009년 당시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조사에서 라멘식 구조는 벽식 구조에 비해 바닥 두께 기준이 60㎜ 얇은데도 중량 충격음 만족도가 80%로 벽식구조의 65%보다 높았다. 내력벽 위치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 리모델링 때에도 이점이 있다. 다양한 형태의 평면구조를 구현할 수 있다. 여러 장점에도 왜 정부는 라멘식 구조 아파트를 지으려고 하지 않을까. 그것은 공사비가 많이 드는 데 반해 사업성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1월 세종시에 공급된 1급 장수명 아파트의 경우 기존 벽식구조 아파트보다 공사비가 평균 3~6%가 더 들어갔다. 다만 100년을 사용한다고 본다면 3차례의 재건축에 필요한 비용을 아낄 수 있어 사실상 전체 비용은 오히려 현저히 줄었다고 볼 수 있다. 라멘식 구조는 층고가 높아 지을 수 있는 가구 수가 줄면서 사업성이 저하된다. 라멘식 구조로 20가구를 지을 높이라면 벽식 구조로는 22가구를 지을 수 있는 식이다. 시공이 까다로워 공사 기간이 늘어나는 것은 덤이다. 종합해보면 돈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정부는 선택해야 한다. 눈앞의 가까운 작은 이익을 취할지 다소 먼 거리에 있는 큰 이익 취할지를 말이다. 노파심에 선택 전 명심해야 할 것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미래에 발생하는 피해는 우리의 후세들이 모두 떠안게 된다는 사실이다. 부디 정부가 올바른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