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집권당의 '신박한' 정권교체론

2022-10-19     송병형 기자
송병형
이낙연 캠프 공보단장을 지낸 정운현씨가 지난 1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심이 무섭다. 하늘이 내린 재앙인가”라며 한 여론조사 결과가 담긴 기사를 게시했다. 정씨가 페친들에게 전한 여론조사는 15~16일 여론조사업체 PNR이 실시한 대선 관련 조사(뉴데일리·시사경남 의뢰로 전국 유권자 1000명 조사,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로 정권교체 응답이 57.7%, 정권재창출 응답이 32.0%였고,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91.2%에 달했다. 게다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텃밭인 경기·인천에서도 정권교체 응답이 59.1%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정권재창출 응답은 31.6%에 불과했다. 이보다 앞서 12~13일 실시된 넥스트리서치 조사(SBS 의뢰로 전국 유권자 1014명 조사,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 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정권교체 55.7%, 정권재창출 36.2%로 격차가 컸고, 11~13일 실시된 한국리서치 조사(KBS 의뢰로 전국 유권자 1000명 조사,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역시 정권교체 54.5%, 정권재창출 38.2%로 격차가 상당했다. 해당 여론조사들은 모두 이 지사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후 실시한 것들이다. 민주당으로선 경선 컨벤션 효과는커녕 엄습한 대선 위기감에 눈앞이 캄캄해질 일이다. 그래선지 송영길 대표가 “이재명 후보가 당선돼도 새로운 정권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참으로 ‘신박한’ 정권교체론을 연일 주창하고 있다. 송 대표는 18일 라디오에 나와 “문재인 대통령께서 다시 출마하시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이 후보가 당선되는 것도 새로운 정권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7일에도 방송에 나와 “(이번 대선의 승자가) 與든 野든 정권은 교체되는 것이고 이 후보가 당선돼도 새 정권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 대표의 발언을 유심히 살펴보니, 이 후보도 자신도 당내 비주류인 만큼 문재인 정부와 다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게 그가 주장하는 정권교체론의 요체다. 친문(친문재인) 세력에서 친명(친이재명) 세력으로 여권 내 권력지형 변화가 생기면 정권교체나 다름없다는 논리다. 그런데 사실상 영구집권에 가깝게 느껴지는 자민당 장기집권 체제 하의 일본도 당내 파벌 간 권력교체가 이뤄지지만 정권교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공천 학살에 4대강 사업 비리 색출 등 친박(친박근혜)과 친이(친이재명) 계파 간 생사를 건 전쟁이 벌어졌던 보수정권 집권기에도 정권교체라는 평가는 없었다. 게다가 이 후보 주변에는 문재인 정부에서 출세한 인사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지 않았나. ‘조국 수호’를 외치던 인사들이 이재명 정부에서도 득세할게 뻔한데 그래도 “새로운 정권”이라니 참으로 ‘신박한’ 정권교체론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