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올린 시중銀 정기예금 뭉칫돈

5대 은행 정기예금 이달 들어 7.9조원 늘어 요구불예금은 8조 감소… 안전자산 선호 반영

2022-10-19     김정우 기자
금리가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 정기예금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주식 등 투자 심리가 악화되고 경기 전망 불확실성이 짙어진 데 따른 안전자산 선호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40조344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대비 7조9209억원(1.25%) 늘어난 액수로 지난 5월(9조5564억원 증가) 이후 최대 증가치를 기록했다.  은행 정기예금 증가는 지난 8월 2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가 오르자 은행들도 예금과 대출 금리를 올린 데 따른 것이다. 앞서 2018년 11월에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화가 기준금리를 1.75%로 인상한 영향에 따라 이듬해 1월부터 10월까지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72조8318억원 순증을 기록했다. 이후 지난해 4월부터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준금리가 인하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정기예금 잔액이 5개월 연속 감소한 바 있다. 지난달 기준 시장금리 기준이 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는 1.16%를 기록, 전월 대비 0.14%포인트(p) 급등하며 올 들어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8월 기준금리 여파가 9월 시중은행 금리 인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 다음달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유력시되면서 이달 이후에도 금리는 계속 오를 전망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따라 은행 정기예금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5대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6조9110억원 늘었고 14~15일 이틀 동안에만 1조99억원이 더 증가, 올해 들어 가장 빠른 증가속도를 나타냈다. 반면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 15일까지 8조1611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정기예금 증가액(7조9209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요구불예금 일부가 최근 투자심리 악화에 따라 금리가 오르고 있는 정기예금으로 흘러갔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서 채권이나 은행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돈의 흐름이 몰리는 ‘머니무브’의 전초 현상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임박 등 세계적인 긴축 국면이 가시화되면서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