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계열사 IPO 열풍…新 성장동력 마련 박차

보령바이오파마 이어 일동바이오사이언스도 IPO 주관사 선정 연구개발 투자비용 확보해 그룹사 전체 미래먹거리 창출 효과

2021-10-20     김동명 기자
일동홀딩스는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각 사별 성장 잠재력이 있는 계열사를 중심으로 IPO(기업공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PO를 통해 확보된 자금을 신약개발, 백신, 건강기능식품 등 새로운 성장동력의 연구개발(R&D) 비용으로 투입해 그룹을 이끌 미래먹거리 개척에 힘을 싣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현재 보령제약, 일동제약, 휴온스, 대웅제약, 동국제약 등이 그룹사 차원에서 계열사 및 관계사의 신규 상장을 준비 중이다.

우선 지난 8월 바이젠셀을 상장한 바 있는 보령제약은 내년 말을 목표로 보령바이오파마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보령바이오파마는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이 IPO를 진행할 예정이다. 보령바이오파마는 1991년 설립 후 백신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바이오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은 1154억원으로 보고됐다. 업계 내에서는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백신회사의 몸값이 급등하면서 상장 작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령바이오파마는 제2의 SK바이오사이언스가 되자는 목표를 갖고 있다. 올해 3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장을 통해 약 1조4000억원을 공모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보령바이오파마가 주관사로 미래에셋을 선정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을 주관한 바 있다.

일동홀딩스는 최근 계열사 일동바이오사이언스 IPO 추진을 위한 대표 주관사로 KB증권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이다. 2016년 일동제약그룹의 지주사 전환과 함께 구 일동제약으로부터 분할, 일동홀딩스의 계열사로 신설됐다.

회사는 주관사 선정과 함께 2023년 상장을 목표로 투자 유치 및 상장요건 충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의 시장 가치는 1000억원 규모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매출은 207억원으로 전년대비 41% 증가으며, 프로바이오틱스 원료 등 매출이 급증하며 실적도 크게 호전됐다.

뿐만 아니라 일동홀딩스는 신약개발 법인인 아이디언스의 상장도 계획 중이다. 아이디언스는 일동홀딩스가 지난해 5월 설립한 바이오벤처로, 새로운 신약을 발굴하는 대신 개발만 전담하는 개발중심(NRDO) 바이오벤처를 표방하고 있다.

휴온스그룹은 휴온스메디케어와 휴온스바이오파마의 상장을 추진 중이다. 두 회사가 상장할 경우 휴온스그룹의 네 번째, 다섯 번째 상장사가 된다.

휴온스메디케어에 대해선 연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중순 한국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보툴리눔톡신 사업을 전담하는 휴온스바이오파마는 이르면 내년 상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보툴리눔톡신 사업은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가 담당했지만, 올해 4월 휴온스글로벌로부터 휴온스바이오파마가 물적분할되며 사업을 인계받았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5월 설립한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아이엔테라퓨틱스의 상장 계획을 밝혔다. 회사가 밝힌 상장 목표시점은 2025년이다. 아이엔테라퓨틱스는 비마약성 진통제 ‘iN1011-N17’을 개발 중으로, 현재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동국제약은 자회사인 동국생명과학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상장을 주관한다. 동국생명과학은 2017년 5월 동국제약의 조영제 사업을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향후 2년 안에 IPO를 통한 자금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에는 성공적인 IPO를 위해 KPMG 출신 이재혁 전무를 영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계열사 상장을 통해 그룹 전체의 주가도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하고 이를 통해 전반적인 자금력도 확보하게 된다”며 “더욱이 코로나로 각광을 받게 된 바이오 계열사를 중심으로 대형 제약사들이 IPO 추진에 열을 올리고 있는 분위기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