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해양경찰의 또 다른 이름, 해양환경 파수꾼

2021-10-20     태안해양경찰서 유병삼 해양오염방제과장
태안해양경찰서
[매일일보] 매년 이맘때 바닷물도 차갑고 파고도 높아지는 북서풍 시기가 다가오면 해양환경 파수꾼, 해양경찰의 해양오염방제 요원들은 계절병 마냥 절로 긴장하게 된다.   과거 2007년 12월 7일, 태안 만리포해수욕장 앞 해상에서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 원유선의 기름유출 오염사고로 각인된 뼈아픈 기억이 찬바람과 함께 불연듯 떠오르기 때문이다.  당시 12,547킬로리터(㎘)의 원유가 그대로 천혜의 태안 앞바다에 유출되는 대형 해양오염 재난참사로 인해 약 70㎞에 이르는 태안 연안 일대는 물론, 충남 59개 도서, 전라 42개 도서 지역까지 검은 기름이나 타르(tar) 덩어리가 떠밀려 세기말적 환경피해를 입는 등 지역주민과 어업인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가져왔었다. 검은 파도가 천혜의 만리포 해수욕장을 삼킬 듯 밀려와 온통 검은 기름으로 뒤덮었을 때 전국에서 연이어 찾아온 자원봉사자 123만여 명이 너나 할 것 없이 한 손에는 양동이를, 다른 한 손에는 기름걸레를 들고 자기집 앞마당 가꾸듯 검은 기름으로 뒤덮인 해안가를 닦고 또 닦았다. 그렇게 온맘과 지극정성으로 혼연일체가 되어 서로 격려해주고 일손을 거들며 뛰어주던 국민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태안 만리포해수욕장은 그때의 아픔을 딛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예전처럼 상쾌하고 깨끗한 바다풍경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다. 이렇게 지켜낸 청정 바다의 지속적 보전을 위해 해양경찰은 365일 불철주야 항·포구 도보순찰은 물론, 순찰차, 경비함정, 항공기 등에서 육해공 예찰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선박 기인 해양오염 사고 방지를 위해 선박유의 적재, 하역 및 폐유 정상처리 여부 등 연 1,600여 척의 출입검사로 선박 관련 종사자들의 오염사고 예방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정유사 및 임해 저장시설 등에 대하여는 기름 등 유해액체물질의 공·수급 과정에서의 사고방지를 위해 연 700여 회에 걸쳐 국가안전대진단 등 현장점검을 실시해 오염사고 예방 안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허베이스피리트호 태안 기름유출 사고 당시 방제 기자재가 턱없이 부족하여 전국에 있는 유흡착재의 확보 및 현장보급에 어려움이 많았다는 점을 개선해 광양·대산·울산 등 3곳에 거점형 광역방제지원센터를 설치했다. 태안해경 관할 대산방제지원센터의 경우 유흡착재 114톤, 오일펜스 7km, 일회용방제복 63,000세트 등의 방제 기자재를 비축하여 22,500톤 기름유출 사고시 7일간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비축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그 밖에 해양경찰 최일선 지방관서별로 해양오염사고에 대비한 해상방제훈련 등을 매년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관계기관, 단체·업체로 구성된 지역방제대책협의회를 통해 해양오염사고 대응 임무와 인력 및 자재 지원 사항 조정 등 다자간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 강화하고 있다. 이렇듯 해양경찰은 해양환경 파수꾼으로서 항상 깨어있는 긴장감과 유비무환의 적극행정으로 해양오염사고 예방 대응에 만전을 기하며 깨끗한 우리 바다 보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끝으로, 해양오염은 무엇보다 예방이 최선의 방책이란 점을 강조하고 싶다.  사고가 발생치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더 큰 사고피해를 더 작게 최소화하는 것도 예방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다만, 독감 예방주사를 맞아도 감기에 걸릴 수 있는 것처럼 해양경찰의 해양오염사고 예방 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양오염사고는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가운 북서풍 계절을 맞아 우리 모두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 해양오염 관련 선박이나 해양시설 관계자 모두가 해야오염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유류 작업 안전수칙 준수 등 철저한 선박운항 및 시설관리로 안전 소홀로 인한 인재(人災)성 해양오염사고 만큼은 절대 없도록 해야한다.   태안해양경찰서 유병삼 해양오염방제과장